[리뷰] '코만도스'의 그늘을 벗어나려 노력한 미미미게임즈의 '섀도우 갬빗'

김남규 2023. 8.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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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만도스’로 시작된 잠입 전략 장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미미미게임즈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카리브해 해적들을 소재로 한 완전히 새로운 IP인 ‘섀도우 갬빗 : 저주받은 크루’를 선보인 것. 첫 작품인 ‘섀도우 택틱스’도 새로운 IP이긴 했지만, 이번에는 오랜 기간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잠입 전략 장르에 새로운 진화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미미미게임즈가 ‘섀도우 택틱스’와 ‘데스페라도3’를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잠입 전략 게임의 새로운 대표 주자로 완전히 자리를 잡기는 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존 인기작들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섀도우 택틱스’는 '코만도스'의 일본 버전이었고, ‘데스페라도3’는 기존 인기 IP의 후속작이었다. 미미미게임즈 신작의 리뷰가 나올 때는 언제나 서두에서 '코만도스'가 거론된다는 것이 이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섀도우 갬빗

기존에 작성했던 체험기에서도 얘기했다시피 이 게임은 카리브해를 배경으로 주인공 아피아가 저주를 받아 해골이 된 동료들과 함께 유령선 붉은 말리호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이단심문관들과 싸우며 캡틴 모데카이의 보물을 찾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주를 받아 해골이 된 동료들과 함께 모데카이의 보물을 찾아야 한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저주를 받은 해골들이기 때문에, 외모부터 상당히 특이하고, 기술은 더 특이하다. 가슴에 칼을 꽂고 다니는 주인공 아피아는 시계를 정지시켜서 적의 움직임을 멈추거나, 일정 거리를 순간 이동해서 적을 처리할 수 있으며, 해골이 된 닌자 토야는 적에게 작은 부적을 붙여두면 어디에 있던지 상관없이 순간 이동해서 단번에 처리할 수 있다. 대포를 사용하는 가엘은 올라갈 길이 없는 상태에서 아군을 대포에 넣은 후 발사해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켜주기도 한다.

다양한 능력을 지닌 동료들

단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만 추가된 것 뿐이라면, 이 게임을 잠입 전략 게임의 새로운 진화라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기존 잠입 전략 게임이 개발자가 미리 설계해둔 극적인 퍼즐들을 한정된 자원으로 해결하는 형태였다면, ‘섀도우 갬빗’은 이용자가 게임의 설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용자가 다음 임무를 고를 수 있다

게임이 진행되는 무대가 카리브를 떠다니는 유령선 붉은 말리호이기 때문에, 다음 번 전투가 진행되는 무대를 이용자가 직접 고를 수 있으며, 잠입이 시작되는 출발지, 그리고 같이 미션을 해결할 동료들까지 이용자가 직접 고를 수 있다. 초반에는 아피아 혼자뿐이지만, 각종 퀘스트를 통해 흑진주와 생체 에너지를 획득하면, 동료들을 되살릴 수 있다. 어떤 동료를 먼저 부활시킬지도 이용자의 선택이다.

시작점의 위치, 그리고 어떤 동료와 함께 가는지에 따라 플레이가 확 달라진다

기존 잠입 전략 게임은 한번 클리어한 맵은 도전 과제 해결 외에는 다시 방문할 일이 없지만, 이 게임은 흑진주 등을 획득하기 위해 같은 맵에 다시 도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맵에 보이는 적들을 모두 처리하고 미션을 클리어하는 방식의 기존 게임에서는 같은 일의 반복이 되니 상당히 지겨운 일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여러가지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미션 출발지와 미션 동료를 모두 고를 수 있는 이 게임에서는 목표가 달라지면 같은 맵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다른 환경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캐릭터의 조합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공략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와본 곳이라는 생각보다는 아예 새로운 맵에 도전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동료를 대포에 넣고 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3명의 순찰자가 뭉쳐서 다닐 경우에 근처에 덤불이 없다면 한번에 처리하는 것이 난감할 때가 많지만, 이토로 부적을 붙여놓고, 원거리에서 데보라가 저격, 아피아가 근처에서 점멸을 쓰면 순식간에 적들을 삭제시킬 수 있다. 술레이디가 있다면 맨 뒤에서 걸어가는 적에게 한명씩 '방황 분말'을 걸어서 처리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골치 아픈 적들도 많이 등장한다

플레이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기존에는 캐릭터 획득 때부터 결정되어 있는 스킬들만 활용해서 미션을 클리어해야 했지만, 이 게임은 경험치를 통해 스킬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많이 활용되는 캐릭터인 술레이디의 경우 ‘방황 분말’을 사용해서 적을 한참동안 반대 방향으로 걷게 만들 수 있다. 이 기술은 술레이디가 위치한 곳 반대 방향으로만 이동시킬 수 있어 사용이 제한적이지만, 스킬을 ‘방황 분말, 내게로!’로 업그레이드시키면, 술레이디가 있는 위치로 다가오게 만들 수도 있다. 스킬을 획득하는 순간 게임 난이도가 급격히 하락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극적인 변화다. 술레이디 외에 다른 캐릭터도 스킬의 위력을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시켜 더욱 흥미로운 공략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스킬 업그레이드

체험판에는 없었던 캐릭터별 서브 스토리도 흥미를 더하고 있다. 캐릭터를 획득하면 먼저 캐릭터 스킬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튜토리얼 던전이 생성되며, 이후에는 메인 스토리와 별개로 해당 캐릭터의 과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서브 퀘스트가 열린다. 기존 잠입 전략 게임은 큰 줄기의 메인 스토리 위주로만 진행되다보니, 각각의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설정으로만 보게 되지만, 맞춤형 서브 퀘스트를 통해 더 상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게 되니, 캐릭터들에 더욱 더 몰입하게 된다.

동료들의 과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판타지 요소를 섞은 독특한 세계관과 캐릭터, 그리고 기존의 상식을 깨는 독특한 스킬들 덕분에 잡입 전략 장르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기본적인 플레이만으로도 상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미미미게임즈가 대단한 점은 이미 검증된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개입을 늘리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헤비레인 같은 인터랙티브 무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용자의 개입이 늘어나면 개발사가 대처해야 하는 변수도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다.

한계를 극복하려는 미미미게임즈의 노력을 보여주는 게임

물론, 캐릭터의 특성에 맞춰서 가장 돋보일 수 있는 환경을 미리 만들어두는 기존 잠입 전략 게임과 달리 어떤 캐릭터를 선택해도 깰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다보니, 이전처럼 특정 캐릭터가 퍼즐의 핵심 키가 되는 극적인 연출을 보기는 힘들다. 적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이토나 술레이디 같은 캐릭터로 무쌍을 찍을 수 있다보니, 위치 변환이 없는 캐릭터는 전반적으로 활용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다양한 공략법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이 게임의 장점이니, 이용자들이 어려운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보는 것도 이 게임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만도스 이후로 계속 정체되고 있는 이 장르의 생명력을 계속해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미미미게임즈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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