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피습 의혹..."땀에서 이상한 냄새"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러시아 반체제 언론인이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독일 당국이 수사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 기자로 일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기사를 쓴 옐레나 코스튜첸코는 작년 3월 우크라이나전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인근에서 취재하던 중 러시아가 자신을 암살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독일 베를린으로 탈출했다.

이후 그는 10월 17일 비자 문제 때문에 뮌헨을 방문했는데 그 뒤 베를린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그는 심한 두통과 호흡 곤란, 메스꺼움 등 중독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얼굴과 손가락, 발가락도 부어올랐다.

코스튜첸코는 이달 15일 메두자와 미국 매체 'n+1'에 게재한 기사에서 당시 자신의 증상에 대해 "땀에서 썩은 과일 같은 강하고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

첫 증상이 나타난 뒤 열흘 후 병원 검사에서 간 효소 수치가 정상치보다 5배나 높게 나왔고 소변에선 혈액이 검출됐다고 한다.

이후 독일 당국은 암살 시도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독일 당국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올해 5월 수사를 종결했다가 두 달 뒤 수사를 재개했다. 베를린 검찰은 신원 미상의 가해자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체첸에서 자행된 러시아 정부군의 인권 유린 사건을 취재하다 2006년 살해당한 안나 폴리트콥스카야의 영향을 받아 기자가 됐다는 코스튜첸코는 2011년 카자흐스탄 서부 석유 생산 마을에서 최소 14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자나오젠 학살' 사건을 취재해 여러 상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