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골 폭풍' 조규성, 유럽 무대 성공적인 연착륙
[박시인 기자]
조규성(미트윌란)이 유럽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덴마크 리그에 이어 이번에는 유럽대항전에서 첫 골을 신고했다.
▲ 덴마크 프로축구 미트윌란 공격수 조규성이 동료와 골을 기뻐하고 있다 |
ⓒ 미트윌란 소셜미디어 |
조규성, 오모나이전 페널티킥 선제골
이날 조규성은 4-4-2 포메이션에서 프란쿨리누와 투톱을 이뤘다. 1차전에서 0-1로 패한 미트윌란은 2차전에서 2골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다. 미트윌란은 전반 24분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찰스가 쿠룰로스에게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쿠를로스의 다이렉트 퇴장도 미트윌란에게 호재였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조규성은 왼쪽 하단으로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조규성의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1호골이었다. 합산 점수 1-1을 만든 미트윌란은 전반 31분 카코울리스에게 실점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수적인 우세를 안은 미트윌란은 차근차근히 골을 적립해나가기 시작했다. 전반 43분 코너킥 기회에서 프란쿨리누가 헤더골을 넣은 데 이어 전반 추가시간 2분 역전골을 터뜨렸다.
후반에도 미트윌란이 지배하는 흐름 속에 후반 19분 쇠렌센의 크로스, 카바의 헤더, 그리고 프란쿨리누의 하프 발리 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내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최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조규성은 후반 33분 브루마도와 교체됐다. 후반 35분 기고비치의 추가골을 더한 미트윌란은 4골차 대승을 거뒀다.
이날 조규성은 페널티킥 1골을 포함, 터치 30회, 슈팅 7회(유효슈팅 3회), 패스 성공률 83%, 키패스 2회, 공중 경합 성공 6회 등을 기록했다. 특히 앞선 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 실축의 부담감을 떨쳐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꾸준한 성장세' 조규성, 덴마크보다 높은 곳 바라본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조규성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K리그2 안양에서 데뷔한 뒤 2020년 K리그1 최고 명문 전북으로 이적했지만 리그 4골에 그쳤다. 결국 다음해 열린 도쿄올림픽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주춤하던 그가 급성장하게 된 계기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 발탁이었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깜짝 선발돼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며 자신감을 얻었고, 2022시즌 K리그1 득점왕(17골)에 등극하는 등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했다.
K리그1 시즌 종료 후 곧바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는 가나를 상대로 멀티골을 폭발시켜 대회 기간 동안 대표팀의 주전 원톱으로 자리매김했다.
월드컵 효과로 인해 조규성의 주가는 폭등했다. 독일 마인츠를 비롯해 스코틀랜드 셀틱, 미국 미네소타 등에서 러브콜이 왔지만 전북 잔류를 선택했다. 최고의 컨디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게 조규성의 판단이었다. 오프 시즌인 K리그와는 달리 유럽리그 시즌 중간에 합류할 경우 경기력 저하가 우려스러웠기 때문이다.
6개월 뒤 조규성의 최종 행선지는 독일이 아닌 덴마크였다. 몇 단계 레벨이 낮은 덴마크 리그 이적에 대해 대다수의 팬들은 실망감을 보였다. 그러나 조규성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조규성은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고, 환상적인 헤더 결승골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후 2, 3라운드에서 연거푸 득점을 올렸다. 미트윌란에서 데뷔 후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것은 무려 15년 만이다.
리그 4경기에서 210분 만에 무려 3골을 넣을만큼 골 순도가 매우 높다. 북유럽의 뛰어난 피지컬을 보유한 수비수들을 상대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조규성은 덴마크 수페르리가 7월 이달의 팀에 선정됐다. 이에 반해 유럽 대항전에서는 활약은 저조했다. 2차 예선 1, 2차전과 3차 예선 1차전에서 침묵을 지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4번째 경기 만에 기어코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미트윌란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향후 빅리그 이적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올 여름 구스타브 이삭센이 이탈리아 명문 라치오로 이적한 데 이어 소리 카바는 스페인 라스 팔마스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유럽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조규성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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