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식 경고 "中 엄청난 돈 투자, 치명적 전염병 공격할 수도"

이승호 2023. 8. 1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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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 남성이 방독면을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중국의 생물학적 무기를 심각한 위험으로 규정하는 군사지침서를 17일(현지시간) 내놨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전염병을 확산시키는 등 생물학적 무기를 전략적으로 사용해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미군 군사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 국방부는 이날 ‘2023 생물학방어 태세 검토(Biodefense Posture Review·BPR)’보고서를 공개하고 “미군은 현재 생물학 방어 분야에서 ‘결정적(pivotal) 순간’에 있으며 생물학적 무기와 팬데믹(전지구적 감염병 확산)을 포함한 기타 재앙적 사건의 잠재적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BPR은 2035년까지 미 국방부의 생물학 방어 전략의 기조를 정한 군사 지침서다.

BPR에선 치명적인 독소와 병원균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국가로 중국·러시아·북한·이란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이들 국가는 탄저병, 흑사병, 보툴리눔 독소를 비롯한 전염성이 높거나 전염성이 강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연구해왔다”며 “합성 생물학과 펩타이드(단백질 조각) 합성의 발전으로 이들 국가가 기존 방어를 무력화면서 치명적인 위력을 가진 신종 독소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러시아와 북한은 현재 생물무기금지협약(BWC)을 위반해 생물학적 무기 생산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이란도 BWC를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방부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 생물학방어 태세 검토’ 보고서 표지. 사진 미 국방부

미국이 가장 큰 위협으로 본 나라는 중국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독소 연구 및 개발과 관련해 생물학적 위협으로서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BWC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중국은 유전공학, 정밀의학, 뇌과학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글로벌 리더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생물학을 '새로운 전쟁 영역'으로 불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은 지난 10여년 동안 더 위험한 병원균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실험실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며 “특히 민간의 기술과 연구를 군에 통합하는 ‘민군 융합’ 정책을 통해 생물학 연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민간단체 ‘생물방어 초당적 위원회’의 아샤 조지 사무총장은 WP에 “중국이 내년까지 공격적인 생물학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BPR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중국발 유출 가능성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보고서는 “생물학적 무기를 통한 고의적인 공격은 실험실에서 우발적으로 생물학적 무기가 유출될 가능성과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발생적인 질병의 위험이 증가하면서 더욱 판단이 복잡해졌다”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자연발생 병원균은 잠재적으로 생물학적 무기 연구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적들은 이러한 복잡한 작전 환경을 활용해 자신들의 공격을 감추거나 허위 정보를 퍼뜨려 미국의 전략적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PR에 대해 주미 중국 대사관 측은 “중국은 1984년부터 BWC에 가입해 생물학적 무기와 관련 기술 확산에 단호히 반대해 왔다”며“관련 품목과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고 반박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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