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승선' 발언 여진…지도부와 날 세운 윤상현·하태경

윤상현 "인천 가보면 위기인지 바로 알 것"
하태경 "쓴소리와 막말 구분 못하면 미래 없다"
지도부는 확전 경계 "언로 차단 취지 아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승선' 발언을 향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언로를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부터 '지도부의 수도권 위기 외면' 등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원론적 발언이었을 뿐"이라며 확전을 경계했다.

수도권 4선 중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수도권 위기론은) 누구를 기분 나쁘게 할 마음으로 한 게 아니라 당에 대한 진정성으로 지도부를 지원하자는 마음에서 선제적으로 한 것"이라며 "위기가 위기라는, 뭐가 위기라는 것에 대해 본질을 잘 모르고 있는 게 진짜 위기"라고 각을 세웠다.

윤 의원은 "당이라는 배가 좌초되거나 어려워지면 누가 가장 먼저 죽는지 아느냐, 당 지도부에 있는 의원이 아니라 우리 수도권 의원들"이라며 "당에 대한 충정으로 말한 것으로 당을 폄훼하거나 조롱할 의도는 전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우리 같은 인천 지역을 하루 종일 돌아다녀 보면 뭐가 위기인지 금방 알 것"이라며 "수도권 당협위원장과 의원들에게 물어보라, 나하고 심정이 거의 다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시키려는 승객은 함께 승선하지 못한다"고 말해 여권 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을 설파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배를 수리하자는 쓴소리와 배를 침몰시키는 막말과 악담을 구분 못하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며 "민주당이 국민에게 외면을 당한 것도 당내 쓴소리를 전부 틀어막았기 때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 지도부는 확전으로 번지지 않도록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개별 의원들이) 당 전체 입장을 고려해 (발언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언로를 차단하거나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한 "당내에서 그 발언과 관련해 특별한 의원님들의 문제 제기나 이견이 표출되지는 않고 있다"며 "당 안에서 아무 문제가 없고 소란도 없다. 자꾸 문제가 있는 쪽으로 일부 보도가 되는 것 자체가 현재 당의 분위기와는 다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