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표절소송 선고...엔씨-웹젠-카겜 '태풍 속으로'
[한국경제TV 박해린 기자]
<앵커> 엔씨소프트가 웹젠 게임 'R2M'이 자사의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늘 나옵니다.
이번 결과는 리니지 IP 저작권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앞으로 이어질 게임 저작물 침해 소송의 선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업부 박해린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언제 결과가 나옵니까?
<기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는 오늘 오후 2시 엔씨소프트와 웹젠 사이의 저작권 침해 소송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합니다.
결과는 3시 안팎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당 사안을 짧게 정리하자면, 엔씨소프트는 2021년 6월 웹젠이 서비스 중인 'R2M'이 '리니지M'을 다수 모방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된 모바일 MMORPG로 PC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고, R2M은 3년 뒤에 출시된 게임입니다.
엔씨 측은 R2M이 캐릭터, 변신 시스템 등 리니지M의 6가지 표현 요소를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의 규칙을 모방한 것을 넘어 세부적 표현과 수치까지 동일하다는 거고요.
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11억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웹젠 측은 "엔씨가 주장하는 '저작권 침해'는 단순히 게임 규칙에 불과하다"라며 "게임 규칙 자체는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과가 어떻게 예상됩니까?
<기자>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게임 저작권 침해 관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특허를 내놓은 UI를 동일하게 사용했거나 소스코드가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면 표절로 인정받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비슷한 사례라도 있으면 어느 정도 가늠이 될 텐데 리니지 관련 저작권 침해 소송이 조정이 아닌 판결까지 간 건 처음입니다.
현재 게임업계에선 MMORPG라는 장르와 '리니지라이크'가 같은 뜻으로 인식될 정도로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들이 많은데요.
이번 판결로 리니지 IP 저작권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앞으로 이어질 게임 저작물 침해에 대한 기준이 성립될 전망입니다.
당장 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리니지2M'을 표절했다며 지난 4월 소송을 걸었는데, 이번 결과가 카겜과의 소송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11억원이란 금액이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엔씨가 11억원의 손해배상만 청구한 건 일단 리니지 IP에 대한 저작권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선례 만들기'에 집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지금 당장 밥그릇을 빼앗겠다는 게 아니라, 리니지라이크가 만연한 게임업계에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고요.
현재 엔씨는 타사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며 실적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요.
주가도 이 영향으로 신저점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고요.
이번에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추후 리니지라이크 게임 출시에 제동을 걸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패소할 경우, 앞으로도 리니지라이크에 대한 대응이 힘들어져 리니지 외 새로운 돌파구를 빨리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이번 이슈가 워낙 복잡하고 중요한 사안인 만큼 오늘 1심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소송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기자 hl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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