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LH, 또 다른 '공룡'의 몰락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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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거대기업을 '공룡'에 비유한다.
그러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거대기업을 두고 '공룡의 몰락'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현재 부실시공 논란에 있는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자산총액 213조원(2022년 기준)의 '공룡 조직'이다.
2021년 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터지면서 '공룡기업' LH의 혁신이 화두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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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외쳤지만…부실시공 논란
이번엔 제대로 된 혁신 보여주길
흔히 거대기업을 ‘공룡’에 비유한다. 그러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거대기업을 두고 ‘공룡의 몰락’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실제로 기업사를 보면 코닥, 노키아 같은 공룡기업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시장 1위를 고수했지만, 이제는 사라져 ‘영원한 것은 없다’는 교훈을 준다.
난공불락의 성(城)처럼 보였던 이들이 몰락하게 된 원인으로는 혁신을 외면했다는 점이 공통으로 꼽힌다. 코닥은 휴대용 디지털카메라, 노키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음에도 기존 시장점유율에 대한 자만으로 신기술을 내버려 둔 채 외부 환경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카말 무니르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코닥의 멸망, 다섯 가지 이유’에서 "코닥 경영진은 주위 세계가 얼마나 많이 변하고 있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실시공 논란에 있는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자산총액 213조원(2022년 기준)의 ‘공룡 조직’이다. 단순 수치상 만으론 삼성(486조원), SK(327조원), 현대자동차(270조원) 다음 4번째다. LG(171조원), 포스코(132조원), 롯데(130조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시계를 2년 전으로 돌려보자. 2021년 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터지면서 ‘공룡기업’ LH의 혁신이 화두가 됐었다. 당시 LH 사장을 비롯해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해체 수준의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또 LH 사장이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머리를 숙이게 됐다.
이번 사태가 갑자기 발생한 걸까.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LH 퇴직자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와 전관예우 의혹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당시 조사에서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6개 기업에서 최근 10년 동안 LH가 발주한 용역과 공사 계약으로 수주한 금액은 무려 6353억원에 달했다. 또 퇴직자가 취업 또는 창업한 기업 등과 퇴직일로부터 2년 이내에 수의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한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기획재정부령)도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기 신도시 사업시행자 심사에서 LH 출신 감정평가사가 속해있는 감정평가법인들이 대거 선정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보다 5개월 앞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LH 개편에 대해 "어떻게 하는 게 국가와 사회를 위해 좋은 것인지 깊이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공기업은 물론 정부 부처에 대한 불신만 남았다. 언제까지 검토만 할 것인가. 차기 대권 주자라던가, 내년 총선행이 유력시된다는 원 장관이 본인의 임기 내에 과연 LH 개편을 이뤄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피터 드러커는 "계획이 즉각적으로 열심히 수행되지 않으면 그저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혁신을 실행했던 기업들은 현재 세계시장을 휘어잡는 초거대기업이 됐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걸 보지 않았는가. 이번 사태를 마지막으로 제대로 혁신이란 걸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조강욱 건설부동산부 부장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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