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첫 캠프 데이비드 회동’…日 기시다 총리 '외교 성과' 통할까

김현예, 이세영 2023. 8. 1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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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의 역사적인 첫 ‘캠프 데이비드 회동’을 앞두고 일본 언론들은 이번 회동을 계기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외교 성과를 앞세워 국면 타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아사히신문은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기시다 총리가 ‘기시다 외교’를 강조할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대만에서 유사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일본이 휘말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본 내 있다는 것이 이번 3국 정상회담에 대한 일본의 시선이란 설명도 보탰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로서는 북핵 문제 외에도 중국의 약진,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 등 지역 안보 문제를 세 나라의 결속력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셈법이 깔려있단 의미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 오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찾아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지지해준 데 이어, 올해 들어 한·일간 관계 개선 분위기마저 무르익으면서 캠프 데이비드 회동까지 이뤄지자 일본은 반기는 모양세다.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외교력’이 부각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7일 저녁 출국에 앞서 “전례 없이 강고한 미국, 한국과의 양국 관계를 토대로 3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역사적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지율 하락 막는 '성과' 될까


대외적으로는 북핵 문제에 대한 단호한 대응, 중국을 염두에 둔 지역 안보 강화라는 의미가 있지만 일본 내부적으론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담이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하락 문제를 풀 카드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 하네다 공항 출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자신의 지역구에서 열린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50%대로 지지율이 올랐지만 최근 하락세에 접어든 상태다. 한국의 ‘주민등록증’과도 같은 마이넘버카드 도입을 추진하면서 잇단 문제가 발생하자 기시다 정권 지지율은 최근 20~30%대까지 추락했다.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로선 이번 3국 정상 회담이 지지율 반등의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사히신문은 3월 우크라이나 방문, 한일관계 개선, G7 정상회담 등으로 기시다 정부가 ‘성공 체험’을 한 바 있어 이번 회동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임박한 오염수 방류…기시다 총리의 과제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서밋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관심이 쏠리는 것은 기시다 총리가 들고 있는 현안, 오염수 방류다.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일본은 ‘처리수’로 부르며 올여름 내 방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정상 간 의제가 아니라고 부인하곤 있지만,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가 개별 회담을 통해 오염수 방류에 대한 설명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NHK는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개별 정상회담을 가지며 처리수 방류 계획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류에 대해 미국과 한국 양국 정부 모두 계획에 대해 일정 이해를 표하고 있어 큰 반발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NHK는 “한국 내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 높다”면서 “일본으로서는 회담에서 정중히 설명을 더해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를 배려하는 자세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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