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들이 무슨 힘이 있노, 우리 국민들이 나서줘야 안 되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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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남해군에서는 고(故) 박숙이 할머니가 피해자로 등록돼 있고, 장쌍가매 할머니가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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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 전병권]
"가만히 방안에 누워서 생각하모 기가차고 억울해. 내 청춘이 원통하고 분해. 내가 잘못이 있다카모 나라도 없는 땅에 그것도 여자로 태어난 기 죄라면 죄지, 내가 뭐를 잘못했노?"
"나는 인자 나이 들고 힘이 없어, 내 대신 너거들이 나서주라. 할매들이 무슨 힘이 있노? 우리 국민들이 나서줘야 안 되것나?"
▲ 제7회 숙이나래문화제가 지난 15일 보물섬시네마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남해여성회, 남해평화기림사업회, 남해청소년실천단 등이 행사를 마치고 이날을 기념했다. |
ⓒ 남해시대 |
1922년 3월 4일(주민등록상 출생일) 태어난 박숙이 할머니는 고현면 관당마을 출신으로 2016년 12월 6일 별세했다.
남해여성회(회장 김정화)가 주최하고 경상남도가 주관하며 남해군이 후원한 제7회 숙이나래문화제가 광복절인 지난 15일 열렸다.
이번 행사는 다큐멘터리 영화 <보드랍게>를 무료로 상영했고, 이에 앞서 박숙이 할머니가 별세하기 전 활동을 담은 <할머니를 부탁해>를 선보였다. 또한 남해여성회는 박숙이 할머니 말씀 따라 적기 군민행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서명운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전시회 등을 진행했다.
영화 <보드랍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악 할머니를 담은 내용으로 2020년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과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름다운 기러기상을 수상했다.
이날 숙이나래문화재에는 류해석 부군수와 임태식 남해군의회 의장, 류경완 경남도의원, 여동찬·장영자·강대철·하복만·정현옥 군의원을 비롯해 하미자 남해문화원 원장, 박삼준 남해마늘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문화제에는 특별한 손님이 2명 참석했다. 국제이주, 기억연구, 재현의 정치, 젠더 정치 등을 연구하고 있는 문경희 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자리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백인 최초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얀 할머니와 함께하고 있는 한인교포인 에나씨는 "남해여성회와 남해청소년실천단이 평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다루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점에 감탄했다"며 "세계 어디에 가도 이렇게 세대가 어울려서 문화제를 만들어가는 지역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칭찬했다.
▲ 숙이나래문화재에는 경상남도가 주관하며 남해군이 후원했다 |
ⓒ 남해시대 |
김정화 회장은 "일본군 위안부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돼야 한다"면서 피해 국가들의 공동등재 추진 현황을 설명했다. 또한 "경상남도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촉구한다"면서 한국 피해자 중 30% 이상이 경남에 있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관이 없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박숙이 기록관을 숙이공원 주변에 설치해야 한다"면서 박숙이 할머니와 관련된 기록물 314점이 경상남도로부터 민간기록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세상에 보여지지 못한 채 남해여성회에서 보관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와 관련, 임태식 의장이 "남해군 집행부가 사업 계획을 세우고 의회에 신청한다면 최대한 반영하겠다"라는 답변으로 화답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끝으로 김정화 회장은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는 대전제 앞에 박숙이 할머니 말씀 따라 쓰기 군민 행동에 적극 동참해 달라"라며 "우리가 박숙이가 되고 장쌍가매가 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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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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