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뚝 끊는 '중간광고' 짜증난다고? 오히려 효과 만점이었다
유튜브나 TV 속 영상을 한창 보던 중 맥을 딱 끊어버리는 ‘중간광고’. 시청자 입장에선 여간 짜증 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 중간광고에 대한 시청자의 부정적 감정이 오히려 해당 광고를 더 잘 기억하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김성필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중간광고로 생기는 부정적 감정이 광고를 기억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국제 광고 학술지 『Journal of Advertising』 온라인에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중간 광고가 있는 영상을 보는 그룹(실험군)과 영상 시작과 끝에만 광고를 보는 그룹(대조군)으로 나눴다. 그러곤 각각의 그룹이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광고 정보를 어떻게 기억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뇌파를 측정했다. 각 그룹 참여자에게 뇌파 측정 장치(EEG)를 장착해서다.
그랬더니 영상을 보던 중 광고를 접한 실험군이 광고에 나오는 상품에 더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상 전후로만 광고를 본 대조군은 영상을 보는 동안 흐름이 끊기지 않은 탓에 광고에 대한 기억이 ‘상향식 주의(bottom-up attention)’에 의한 기억으로만 남았다. 시청자가 관심 있는 광고 상품이 나왔을 때 보다 집중하는 일반적인 현상을 보였다는 의미다.
특히 중간광고를 본 실험군이 기억한 광고 개수 역시 대조군보다 많은 것으로 이번 실험에서 나타났다. 중간광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시청자의 기억 형성에 촉매 역할을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영상 콘텐트의 흐름을 끊는 중간광고가 시청자에겐 부정적 감정을 야기하지만, (상품 등 정보를 알리는 의도적 활동인) 광고의 본질이나 삽입한 영상 콘텐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부정적 감정과 함께 기억되는 중간광고는 영상 전후로 송출되는 광고보다 더 뇌리에 박혀 광고 효과를 높인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1 저자 이승지 연구원은 “무분별한 중간광고 사용에 대한 규제와 정책 마련의 근거로 이번 연구결과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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