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간 228건... 폭염·태풍에 쏟아지는 안전문자가 괴롭다
[남해시대 한중봉]
▲ 본지 기자가 7월 3일부터 8월 13일까지 43일간 받은 228건의 안전안내문자를 발송기관별로 분류한 결과 행정안전부와 경남도가 각각 76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 문자 중 상당수는 중복문자여서 수신인들로부터 문자 공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
ⓒ 남해시대 |
기자는 7월 3일부터 8월 13일까지 43일간 228건의 안전안내문자를 받았다. 일 평균으로 5.3건이다. 날짜별로 보면 태풍 카눈을 목전에 둔 8월 9일이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호우특보가 발령된 7월 15일이 21건으로 다음을 이었다. 태풍 카눈이 온 8월 10일에도 16건의 안전안내문자를 받았다. 8월 9일과 10일을 합하면 이틀 동안 38건의 안전안내문자를 받았다.
재난문자는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행정기관 등이 이동통신회사를 통해 휴대전화로 보내는 긴급 문자메시지이다. 사안의 긴급성에 따라 긴급재난문자, 안전안내문자로 나뉜다.
7월 3일부터 8월 13일까지 43일간 228건의 안전안내문자 중 가장 많은 안전안내문자가 수신된 8월 9일을 보자. 이날은 태풍 카눈이 온다는 예보에 관계기관의 안전안내문자가 오전 7시부터 시작해 저녁 11시 51분까지 빗발쳤다. 9일 발송된 22건의 안전안내문자를 송신 기관별로 살펴보면 경상남도가 5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4건, 남해군이 3건, 수자원공사가 2건, 행정안전부 2건, 기타 관계기관이 6건이었다.
내용별로 보면 태풍경보 및 폭우 예상 안내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량통행 제한 예정 알림이 4건, 폭풍해일, 어선대피 안내 등이었다. 가장 많은 태풍경보 및 폭우 예상 안내 14건을 송신 기관별로 보면 행정안전부가 4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3건, 남해군이 3건, 경남도가 2건이었다.
이들 관계기관의 문자 내용 또한 유사한 것이어서 주민들로부터 `재난문자 공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 군민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자공해는 어찌해야 할까요"라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군민은 "아예 안전안내문자를 꺼버린다"며 무차별적으로 발송되는 안전안내문자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문자 보내는 시간도 문제
7월 3일부터 8월 13일까지 43일간 228건의 안전안내문자 중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발송된 문자는 모두 26건(11.4%)였다. 세부 시간별로 살펴보면 오후 10시부터 오전 12시까지가 9건, 오전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가 10건, 오전 4시부터 오전 6시까지가 7건이었다.
이 중 오전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10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새벽시각 호우주의보 발효 안내 ▲폭우로 인한 지하건물 또는 주차장 침수 우려 ▲새벽 폭우 예상 등이다.
이에 대해 한 군민은 "과연 이러한 문자가 밤 12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보내야 할 긴급을 요구하는 안전안내문자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이 시간대에 전라남도 지역의 홍수 경보를 받아야 하는지도 의아할 뿐"이란 반응을 보였다.
중복 줄이고 긴급 상황에만 활용해야
앞서 언급하듯 안전안내문자는 긍정적 작용이 많다. 문제는 같은 내용을 관계기관별로 중복해서 보낸다는 것이다. 7월 3일부터 8월 13일까지 43일간 228건의 안전안내문자를 살펴보면 상당수가 중복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전안내문자에 피로감을 느낀 주민들이 아예 안전안내문자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러한 관계기관의 무차별 문자 송신의 배경에는 혹시 사고가 터졌을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도 있다는 것이 관계기관 관계자의 전언이다.
안전안내문자의 중복과 새벽 시간대 발송 문자의 범위를 새롭게 정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안내문자 지침이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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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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