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루 480명" 잼버리 환자 예측도 틀렸다, 실제론 1천명
국제적 망신을 한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준비 과정에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자 수에 대한 예측도 엉터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대비한 의료진 수급 계획도 잼버리 직전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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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치의 두배 이상 환자 발생
그러나 잼버리가 개최된 전북 지역은 지난달 31일부터 한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아 폭염 경보가 이어졌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대원이 속출했다. 1일 개막 첫날 400명을 시작으로 개영식인 2일 992명, 3일 1486명, 4일 990명, 5일 987명 등 환자가 쏟아져 나왔다. 당초 예측치의 두 배 수준 환자가 연일 발생한 것이다. 당초 호발 질환으로 감기, 염좌, 타박상, 찰과상, 피부질환 등을 언급하며 경환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탈수 등으로 응급 조치가 필요한 온열환자가 넘쳤다. 온열환자를 앞지를 만큼 벌레 물림 환자도 많았다. 폭염이 이미 예측됐고 역대 잼버리와 달리 코로나19까지 있던 와중에 엉터리 추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상 밖으로 환자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면서 의료진 업무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당초 주최 측은 의사 면허를 소지한 잼버리 참가자와 자원봉사자 등을 포함해 176명의 의료진을 꾸리겠다고 했다. 의료시설에 따른 세부 의료진 구성을 보면 중증환자를 다룰 잼버리 병원에는 정형외과, 외과, 내과, 피부과, 치과 등 의사 13명을 배치했다. 이외 간호사 26명, 약사 3명, 치위생사 4명, 방사선사 3명 등이다. 경증환자가 주로 가는 허브클리닉은 총 5곳 운영됐는데 의사 10명, 간호사 60명을 구성했다. 클리닉은 1곳당 의사가 2명뿐이었던 것이다.
의료진 업무 과부하, 대원들 복도에서 수액 맞기도
당시 간호사 20명을 잼버리에 파견한 대한간호협회는 자료를 내고 “클리닉마다 환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전쟁터를 방불케한다”라며 “주로 모기와 습지 벌레에 물리거나 일사병으로 인한 탈수 증상을 겪는 온열환자들이지만 수액조차 놓지 못하고 약품만 제공하거나 잼버리병원으로 환자를 후송하고 있다. 몰려드는 환자로 침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병원 복도에서 수액을 맞는다”고 애로를 호소하기도 했다.
잼버리 직전 의사 수급 계획도 갑자기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신현영 의원실의 주장이다.
당초 주최 측이 5월에 세운 의료체계 운영 개요에서는 잼버리병원과 허브클리닉, 응급의료소 등 잼버리 내 의료시설에 총 32명의 의사를 모으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회 직전인 7월에는 이 규모가 25명으로 바뀌었다. 25명을 확보했다고 해도 전체 참가자 수를 고려하면 의사 1명당 1700명 정도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의료시설에 배치할 행정, 통역 담당의 IST(국제운영요원)은 7월 계획에선 아예 사라졌다.
조직위원회 측은 결국 행사 중 뒤늦게 의료진을 긴급 수혈 받았다. 신 의원실에 따르면 잼버리 개영 후 추가 투입된 의료진은 국립중앙의료원 11명, 대한적십자사 6명, 민간 102명, 전라북도 235명 등 총 364명에 달한다.
신현영 의원, “잼버리 의료시스템 마비 살펴봐야”
신현영 의원은 “예고된 폭염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국제행사였음에도 사전 의료시스템 준비 미비로 개영 첫날 의료 대란이 발생했다”라며 “기후를 포함한 포괄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현장 상황 등을 촘촘하게 고려해 의료 체계를 구축, 필요한 인력 배치를 위한 민관 협력 체계를 초기에 적극적으로 가동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또 “의료 강국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잼버리 의료 시스템 마비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피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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