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 공장 건립…1.2조 투자(종합)

오현길 2023. 8. 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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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가동…연 4만5000t 생산
'양극재-배터리-전기차' 밸류체인 구축
성민석 SK온 CCO (최고사업책임자)가 17일 (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 소재 한 호텔에서 열린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양극재 합작공장 건립 발표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온

SK온과 완성차 기업 포드, 양극재 생산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캐나다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세운다.

SK온과 포드, 에코프로비엠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백주 베캉쿠아시(市)에서 양극재 공장 건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발표식에는 성민석 SK온 CCO(최고사업책임자), 리사 드레이크 포드 전기차 산업화 부사장,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 등 3사 관계자와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 임웅순 주캐나다 한국대사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1.2조 투자해 연간 4.5만t 양극재 생산…전기차 22.5만대 규모

3사는 베캉쿠아시 산업단지 내 27만8000㎡ 부지에 총 12억 캐나다 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합작 공장을 짓는다.

합작공장은 연산 4만5000t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한다. 전기차 22만5000대에 들어가는 양이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다. 에코프로비엠이 2월 설립한 현지 법인 '에코프로 캠 캐나다'가 공장을 운영하고 SK온과 포드는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퀘벡 주정부는 총 6억4400만 캐나다 달러(약 640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쉽게 말해 투자금액(1조2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캐나다 정부가 보조해주는 것이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3사 컨소시엄에 3억 2200만 캐나다 달러(약 4314억원)를 조건부로 대출해주고, 퀘벡 지방 정부가 부분적인 탕감 조건으로 연방 정부와 같은 대출금을 제공한다. 예상 고용 인원은 345명이다.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에 이어 두 번째로 캐나다에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2월 헝가리 데브레첸시에 970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17일 (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 산업단지 내 양극재 공장 건설 부지에서 SK온, 포드, 에코프로비엠 3사 대표 인사들과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3사는 작년 7월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뒤 공장 건립을 위한 제반 사항을 협의해 왔다. 3사는 북미에서 소재(양극재)와 부품(배터리), 완제품(전기차)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에코프로비엠이 공급하는 양극재로 SK온은 니켈 함량이 90%가 넘는 NCM9(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이 배터리가 포드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에 들어간다. 지금은 한국에서 양극재를 만들어 수출하지만 앞으로는 캐나다에서 만든 양극재를 공급한다.

SK온은 현재 북미에서 배터리 공장 2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완성차 파트너사들과 합작법인을 통해 총 4개의 공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 공장들이 완공되면 SK온의 북미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는 전기차 170만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180GWh를 넘는다.

성민석 SK온 CCO는 "합작공장을 통해 북미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게 됐다"며 "3사는 파트너십을 지속 강화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동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브 굿맨 포드 캐나다 CEO(최고경영자)는 "수직계열화된 배터리 공급망을 북미 지역에 만들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 공장을 통해 많은 사람이 앞으로 전기차를 더욱 친근하게 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헝가리에 이어 캐나다에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첨단 양극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갖게 됐다"며 "캐나다와 퀘벡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현지 채용 등 지역 경제 발전에도 공헌할 것"이라 밝혔다.

韓 배터리, 美 IRA있는데 왜 캐나다로 향하나

캐나다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IRA 핵심 광물 보조금 요건을 충족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양극재가 전기차에 들어가면,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5만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캐나다는 막대한 보조금 지급을 통해 전기차·배터리 기업의 생산공장을 유치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미국을 쫓아가는 전략이다. 미국은 IRA와 반도체지원법(CSA)이 발효된 후 최소 2240억달러(약 300조5000억원) 규모의 관련 투자를 유치했다. 이런 투자를 통해 기업들은 10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캐나다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미국 IRA는 배터리 공장 건설 비용의 3분의1 가량을 지원하고 배터리 모듈을 생산할 때마다 ㎾h당 45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도 미국 IRA와 비슷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캐나다 정부는 포스코퓨처엠이 GM과 합작해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데 약 3억 캐나다 달러(약 2967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에는 10년에 걸쳐 최대 150억 캐나다달러(약 14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합작법인에 제공한다.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미국 IRA는 북미 지역 내 배터리 생산 환경을 완전히 바꾸었고, 이와 동등한 수준의 지원 없이는 캐나다 내 경쟁력 있는 배터리 생산이 어렵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자원부국' 캐나다는 리튬·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자재 수급도 유리하다. 2020년 기준 캐나다 리튬 매장량은 탄산리튬환산(LCE) 기준 1516만t, 경제적으로 채광이 가능한 가채광량은 280만t 수준이다.(한국무역투자공사 자료) 리튬 매장량은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주행거리와 출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핵심 원자재인 니켈도 많이 매장돼 있다. 캐나다는 인도네시아, 호주와 함께 전세계 니켈 생산량의 48%를 책임지고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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