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다시 활기…위험 국가 방문 자제하고 납치되면 이렇게

손동준 2023. 8. 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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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섭 백석대 교수, 17~18일 열린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
17일 순복음금정교회에서 열린 2023년 제4차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유근재 한국선교신학회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막혔던 선교가 재개됨에 따라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테러나 납치 등의 긴급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금섭 백석대 교수는 17일 부산 순복음금정교회(김형근 목사)에서 열린 한국선교신학회(회장 유근재) 2023년 제4차 정기학술대회에 ‘해외선교사 납치 현상과 국제 테러 사건에 따른 선교사 멤버케어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임 교수는 범죄심리 전문가로서 경찰청에서 폴리그래프 검사관, 프로파일링 등의 업무를 수행해 왔다. 2021년에는 아이티에서 발생한 선교사 부부 납치사건 당시 교섭에 참여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2022년 기준으로 한국 선교사는 169개국을 대상으로 약 2만3천여명이 활동하고 있다”며 “같은 해 전세계 57개 나라에서 1천41건의 테러 사건이 발생해 7천845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국제 테러 정세는 ISIS와 알카에다의 구심점이 약화하면서 아프리카로 테러 활동 중심축이 이동했으며 인종적 혐오 테러가 고착화하고 있어 어느 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소개했다.

임금섭 백석대 교수가 해외 테러의 현황과 선교사들의 주의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선교사 납치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국제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땅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라는 말씀에 따라 선교사들이 전 세계에 진출해 있다. 선교 활동이 활발해지려면 국제정세도 안정적이어야 하지만 납치 및 테러 등의 발생은 선교사들의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소말리아 예멘 필리핀 리비아 등의 대테러 정보와 정세 불안요인을 소개하면서 “여행금지국은 절대로 방문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반드시 외교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출국 전에는 방문 예정지 테러·치안정세를 파악하고 외교부를 통해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 신청 절차를 준수하고 국내 및 우리 공관, 현지 접촉 대상자와 비상 연락망을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십자가나 값비싼 반지 목걸이 성경 등은 테러 표적화 우려가 있어 될 수 있는 대로 휴대를 금지해야 한다”며 “차량 정차 시 옆 차량·행인이 말을 걸어도 창문을 내리지 말고 눈에 띄는 복장이나 돌발행동을 자제하라”고 덧붙였다.

납치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대응 요령도 소개됐다. 임 교수는 “자신을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하지 말라”며 “인질이 되면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처럼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런 일은 영화에서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감정을 자제할 것 △인질범과 논쟁을 벌이지 말 것 △밥과 간식은 많이 먹을 것 △부정적인 생각은 버릴 것 △인질범과 대화에서는 유머를 사용할 것 △경찰이 구출할 때는 범인과 인질을 분간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조건 땅에 엎드릴 것 △납치 초반 1시간 범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것 △경찰에 적극적으로 알릴 것을 조언했다.

한편 17~18일 양일간 이어진 이번 학술대회는 ‘지속가능한 선교를 위한 선교사 멤버케어’를 주제로 진행됐다. ‘멤버케어’는 선교사의 필요를 채우고 도와주는 것을 뜻한다. 선교사 본인과 가족들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면 보다 건강한 사역이 가능하다는 것이 멤버케어의 핵심이다. 정용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협동총무와 박한나 주안대학원대학교 교수가 각각 ‘선교사 멤버케어의 행정과 실제, 맴버케어의 전문화와 대중화’, 선교사 멤버케어 디브리핑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수퍼비전 모델 구안’을 제목으로 발제했다.

정 총무는 다음세대를 위한 선교사 멤버케어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총무는 “지난 2022년 선교통계 현황을 보면 20대 선교사가 1%가 되지 않는다”며 “지금 정부는 청년들을 위한 공공정책을 많이 개발하고 이들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선교계에서는 아직 눈에 보이는 청년선교 공공정책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다음세대들이 보는 선교사는 은퇴 후에는 아무런 노후대책이 없고 아픈 환자도 많고 추방이 이어지고 항상 열악한 곳에서 가족의 희생이 따르는 삶을 사는 모습으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선교를 이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선교를 잘 할 수 있도록 미래 선교사를 위한 선교사 멤버케어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2023년 제4차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부산=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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