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들은 습기 있는 땅에 앉아 미네랄을 보충하지요
[이완우 기자]
▲ 나비의 미네랄 보충 먹이 활동. 먹그림나비. |
ⓒ 이완우 |
꿀벌과 나비는 충매화의 꽃으로 날아가 꿀을 먹고 꽃가루를 운반하여 꽃의 수분에 도움을 주는 생태계의 중요한 곤충이다. 지구 온난화에 의해 숲의 연평균 최저 기온이 높아지며 곤충에게 적정한 생태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꿀벌과 나비 개체수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전북 동북 산악지대인 장수군 팔공산(1,151m)과 임실군 성수산(876m)의 접경 지역 고개인 구름재를 찾아갔다. 녹음이 우거진 8월 중순, 구름재로 올라가는 임도 3km 산책길에는 여름 나비들이 바쁜 날갯짓을 펼치고 있었다.
나비는 호스처럼 생긴 입을 꽃의 꿀샘에 깊게 넣어 꿀을 빨아 먹고, 꿀벌은 빨대 같은 입으로 꿀을 빨아 먹는다. 나비는 긴 유충 시기에 나뭇잎이나 풀잎을 주로 먹고 짧은 성충 기간에 꿀을 먹는다. 나비는 꿀벌보다는 적게 꿀을 에너지원으로 잠시 활용하는 셈이다.
꿀벌은 유충 시기부터 꿀을 먹는다. 꿀벌의 생활에는 많은 양의 꿀이 필요하다. 나비는 꿀의 먹이 활동에 소극적인 생태이고 꿀벌은 적극적이며 꿀을 저장한다. 여름 숲에는 나비의 밀원 꽃이 많지 않다.
▲ 나비의 미네랄 보충 먹이 활동. 먹그림나비. |
ⓒ 이완우 |
임도의 들머리 길섶에서 먹그림나비 일곱 마리가 한 곳에 모여 앉아서 날개를 폈다 접었다 하며 먹이활동을 한다. 작년 가을에 떨어져 부엽토가 되어가는 습기를 머금은 곳에 있다. 산기슭에는 졸참나무와 굴참나무가 무성하다.
네발나빗과의 먹그림나비는 날개가 푸른빛이 비치는 검은색이다. 하얀 작은 동그라미 무늬와 흰 막대기 모양의 무늬가 있는데, 깨끗한 한지에 먹으로 그림을 그린 듯하여 먹그림나비라 하였을 법하다. 이 먹그림나비는 애벌레의 기주식물이 합다리나무와 나도밤나무 등이다.
먹그림나비 두 마리가 숲속 임도의 자갈밭에 산짐승의 분변에 앉아서 날개를 팔랑거리며 미네랄을 보충하고 있었다. 먹그림나비가 등산객을 따라와 신발이나 옷에 앉아서 빨간 호스 같은 입을 더듬이처럼 이리저리 휘저으면 땀 기운과 소금기를 찾고 있다.
▲ 별박이세줄나비 |
ⓒ 이완우 |
산제비나비 두 마리가 임도 습기 머금은 부엽토에 앉아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산제비나비는 날개 윗면이 청남색을 띠면서 금속성 광택이 난다. 호랑나빗과의 산제비나비는 산지의 축축한 땅에서 무리 지어 물을 빨며 먹이활동을 한다.
산제비나비 애벌레의 기주식물은 황벽나무 산초나무 등이며 흡밀 식물은 참나리, 누리장나무, 쉬땅나무와 엉겅퀴 등이다.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서식했으나 자생지가 중부지역에서도 발견되어 기후변화를 탐지할 수 있는 나비이다. 습지에서 수분, 나무의 수액, 썩은 과일 등에서 미네랄 등 영양분을 보충한다.
나비들은 숲속에 풀과 나무가 많지만, 기주 특이성이 있어서 먹이의 대상으로 하는 식물이 정해져 있다. 숲속 임도에서 나비들이 꽃에 날아드는 모습은 많지 않지만, 무더운 여름에 매미 울음소리와 계곡 물소리를 배경으로 나비들은 먹이 활동에 열심이다.
▲ 나비의 미네랄 보충 먹이 활동. 산제비나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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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 수가 많은 네발나비는 재빠른 날갯짓으로 이곳저곳을 휘젓고 날아다닌다. 점박이 무늬와 나뭇잎을 닮은 무늬가 특징인 네발나비의 기주식물은 환삼덩굴이다. 네발나비는 여름에는 나무의 수액을 주로 찾고, 가을에는 구절초와 산국 등에서 꿀을 찾거나 과일에서 과즙을 빨아 먹는다.
성충 나비는 흡밀 식물을 찾아 꿀을 빨며 먹이활동을 한다. 암컷 나비는 기주 식물을 찾아 산란하며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들이 먹이 활동할 식물을 고향으로 삼게 한다. 이렇게 모든 존재가 서로서로 연결되어 상호 의존 관계인 인드라 그물을 형성하고 있다. 나비는 곤충 중에서 제일 늦게 신생대 팔레오기에 지구상에 출현했다.
꿀벌은 겨울을 지내야 하니, 1년 내내 꿀을 모아 저장하고 겨울에 아껴서 먹고 봄을 기다린다. 나비는 대체로 겨울이 없는 곤충이다. 나비는 겨울을 지나지 않으므로 꿀을 저장하지 않고 낭만적이다.
▲ 나비의 미네랄 보충 먹이 활동. 산제비나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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