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과 말다툼 하다 "골목 따라와"…목 향해 흉기 휘두른 50대
길거리에서 행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지난 4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이모씨에게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 1월16일 오전 4시30분쯤 서울 구로구에서 손수레를 끌고 가다 인도에 서 있던 20대 남성 A씨에게 길을 비켜달라고 했다.
이씨의 반말 문제로 말다툼이 벌어졌고 감정이 상한 채 귀가했던 이씨는 재차 A씨를 찾아가 말다툼을 했다.
이후 A씨가 “골목길로 가서 얘기하자”고 이씨에게 말했고 뒤따라가던 이씨는 등 돌린 A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최소 16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이씨는 재판부에 “흉기로 목 부위를 1회 찔렀지만 A씨의 폭행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성 여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흉기 준비 여부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위험한 물건인 흉기를 사용하고 목 부위를 찌른 점 등 확정적 또는 적어도 미필적 살인의 고의를 가짐이 인정된다”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먼저 폭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A씨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전 이씨와 합의해 법원에 처벌불원의사와 선처를 구하기도 했다”며 “면식이 없는 A씨가 위증의 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법정에서 허위 진술할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목격자 또한 A씨 진술에 부합하게 진술했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살인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결과가 매우 참혹하고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중대 범죄"라며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원만한 합의를 통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모보다 첫경험 늦다고? Z세대가 섹스 대신 택한 것 | 중앙일보
- 대학에 60억 기부한 미혼 여성…“유산 내놔” 오빠·동생 돌변 | 중앙일보
- 단 5벌 옷으로 '법정' 뒤집어놨다...이 여배우의 '은밀한 럭셔리' [더 하이엔드] | 중앙일보
- "빈 통장 넣어도 150만원"…소문난 ATM 앞 대기줄 늘어섰다 | 중앙일보
- "방귀 냄새 해결해 달라" 코레일 직원 '빵' 터뜨린 황당 민원 | 중앙일보
- 말레이시아 여객기, 고속도로 떨어져 '날벼락'…최소 10명 사망 | 중앙일보
- "내 딸 기죽지마"…15살 딸 학교에 여장하고 나타난 아빠 사연 | 중앙일보
- '김정은 펀치' 7개 실전배치 코앞…한미일 정상 테이블 오른다 [北 9개 국방과제 긴급점검] | 중앙
- [단독]김영란법 손본다…올 추석엔 농축수산물 30만원까지 가능 | 중앙일보
- [단독] "유커 몰려온다"…서울 폐교 화양초까지 숙소로 추진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