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 성료
국내외 장애인 등 51개국 3254명 참가·온라인 참가 7000여명
부산시는 지난 11일 지구촌 대전환 시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권리보장을 위한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구촌 대전환, 그 도전과 기회’가 주제인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는 부산시와 한국장애인연맹(DPI Korea, 회장 이영석)의 공동 주최와 2023 부산 세계장애인대회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문애준·오준)의 주관 아래 지난 8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
장애 관련 국제기구·단체가 참가해 닷새간 팬데믹, 자연재해, 전쟁, 인플레이션 등 여러 위기 상황에서 전 세계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장애복지 분야 국제행사인 이번 대회에는 지구촌 6개 대륙 51개국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3254명이 현장에 참석했으며, 7000여명이 온라인으로 함께했다.
이는 부산시의 장애친화적 이미지 구축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큰 의미를 가진다.
대회 기간 장애 관련 국제콘퍼런스, 국제장애인연맹 세계총회, 전시·문화예술프로그램, 지역탐방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7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인권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새로운 디지털 연계 ▲장애 포괄적 개발 ▲장애인권리협약(CRPD) 이행과 지역화 등 4개의 핵심 주제로 기조연설, 특별연설,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가 진행됐다.
거트루드 오포리와 페포아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의장을 비롯한 국내외 장애계의 저명한 인사들이 참여해 장애인이 직면한 새로운 위기를 인식하고 장애 포용적 미래와 장애인 커뮤니티의 역할을 제시했다.
또 전시체험, 문화예술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일반 시민들도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됐다.
전시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물이나 공간을 촬영하면 사람이나 글자, 사물, 색상 등을 인식해 음성으로 알려주는 장애친화 인공지능(AI)기술 등을 선보였다.
문화예술행사 중에서는 무장애(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한 부산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와 발달장애인이 인공지능(AI) 기술로 표현한 미디어아트 등이 많은 이목을 끌었다.
특히 지난 8월 10일 공식 행사의 마무리를 알리는 폐회식에서는 참석 단체 공동명의로 장애인의 인권 보장과 인식 개선을 위한 ‘부산 선언’을 대외에 공표했다.
폐회식 진행은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안희성 부산 MBC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선언문에는 지구촌 위기를 극복하는 각종 정책, 계획, 인프라에 장애인이 배제돼 있음을 우려하며 ▲성별·국적·지역·인종·장애유형과 장애 정도에 구애됨 없이 모든 장애인의 참여 보장 ▲전 세계 장애인이 직면한 과제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장애 프레임워크에 입각한 정책 이행, 장애여성, 장애소녀, 원주민장애인, 청소년장애인, 노령장애인 등 복합적 경험을 고려하는 다차원적인 접근 ▲장애인의 지속가능한 개발에의 적극적 참여와 혜택 보장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유니버셜디자인 증진에 장애 주류화 보장 ▲일자리 창출과 노동환경 개선을 통한 장애인 고용 정책 구축 등을 촉구했다.
시는 이번 대회를 다방면으로 세밀하게 준비함으로써 국제행사 주최 도시 ‘부산’의 역량을 보여줬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대회 참가자와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대회 4일째부터는 병행 세션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고, 메타버스 전시관을 운영하는 등 태풍 북상에 신속하게 대응했으며, 태풍이 물러간 후에는 안전을 고려하며 폐회식과 지역견학 등 남은 일정을 유연하게 진행했다.
시는 대회 기간 벡스코의 기존 장애인 화장실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해 전시장 내에 이동식 장애인 화장실 3개 동을 추가로 설치했고, 시각 장애인 안내견의 배변 처리 공간도 세심하게 준비했다.
휠체어 리프트 장착 버스 등을 행사장, 부산역, 김해공항, 숙소를 오가는 셔틀로 활용해 대회 참여 장애인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블라디미르 쿡 국제장애인연합 사무총장은 “부산세계장애인대회는 국제회의 행사장 환경과 편의시설들이 완벽하게 준비돼있고, 특히 장애인의 이동 수단이 체계적으로 마련돼 이동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영석 한국장애인연맹회장은 “부산세계장애인대회는 코로나19 이후 단절됐던 국제 장애인단체가 소통을 재개한 소중한 기회였다”라며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에서 공표한 ‘부산 선언’이 실효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박형준 시장은 “지난 닷새간 전 세계 장애인 당사자, 단체, 시민단체(NGO)와 지도자들이 부산에서 모여 장애인 인권과 권리 증진을 위한 미래를 구상했다”며 “이번 대회가 우리 부산이 명실상부 글로벌 장애친화도시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감회를 전했다.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marisd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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