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또각’…매일 새벽 ‘2시 22분’ 찾아오는 공포의 발소리 [D:헬로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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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저택, 한 여성이 불안한 듯 집안을 방황한다.
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이하 '2시 22분')은 이렇게 이상한 소리들로 기괴하게 시작한다.
당시 매일 새벽 2시 22분이면 이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표면적인 공포는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현상과 불현듯 들리는 사람의 비명 소리 같은 기괴한 동물의 울음소리 등이지만, 그 안에는 또 다른 공포가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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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저택, 한 여성이 불안한 듯 집안을 방황한다. 그를 불안에 떨게 하는 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자국 소리다. ‘또각또각.’ 작은 발자국 소리는 적막한 집안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새벽 2시 22분. 갑자기 들려온 귀를 찌르는 비명 소리는 공연장의 미세한 소음마저 모두 삼켜버린다.
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이하 ‘2시 22분’)은 이렇게 이상한 소리들로 기괴하게 시작한다. 관객들의 숨통을 조인 후엔 다시 촘촘한 서사와 복선, 적당한 유머와 위트, 거기에 예상치 못했던 반전까지 안기면서 온전히 극에 몰입하도록 한다.
어린 아기를 키우는 부부 샘과 제니는 새로 이사 온 집에 샘의 오랜 친구 로렌과 그녀의 남자친구 벤을 초대한다. 앞서 제니는 샘이 천문학책을 쓰느라 외딴섬에 다녀오는 동안 갓난쟁이 딸 피비를 돌봤다. 당시 매일 새벽 2시 22분이면 이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제니는 샘과 그의 친구들에게 이 현상을 함께 지켜봐 달라고 제안한다.
표면적인 공포는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현상과 불현듯 들리는 사람의 비명 소리 같은 기괴한 동물의 울음소리 등이지만, 그 안에는 또 다른 공포가 산재해 있다. 각기 다른 배경과 신념, 이해관계를 지닌 네 사람의 대화 속에서다. 이들은 초자연적 현상을 치열하게 토론하고 부딪히며 추적해나간다.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자신의 직감이 경고하는 대로 자신과 아이를 지켜야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 제니, 오랫동안 홀로 간직해 온 감정과 현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를 하며 은근슬쩍 부부의 충돌을 부추기는 렌, 초자연적 존재를 긍정하며 제니의 불안을 더욱 부추기는 벤 그리고 시릴 정도로 이성과 과학, 합리적 사고를 신봉하는 남편 샘까지.
이들은 과학과 주술, 이성과 비합리 같은 충돌하는 가치에 대해 지적이고 고급스러운 대화를 나눈다. 이 과정에서 극은 관객들에게 내내 질문을 던진다. ‘내가 잘 안다고 믿었던 사람의 모습은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나와 당신이 공유한다고 믿었던 기억과 마음은 일치할까’ ‘나와 소중한 사람들의 일상은 안전한가’. 관객들도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섣불리 판단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정교한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긴장을 한껏 끌어올렸다가도 적당한 위트로 긴장을 풀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 대화의 종착지는 작품 말미 공개되는 ‘반전’으로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반전이 공개된 이후엔 이들의 대화 속에 숨어있던 힌트들을 다시금 곱씹게 만든다.
‘2시 22분’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연극이다. 공연계 최고 권위 상 중 하나인 로런스올리비에의 최우수 신작 연극, 여우주연상, 최우수 음향 디자인상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초연인 이번 공연에선 샘 역에 최영준‧김지철, 제니 역에 아이비‧박지연, 로렌 역에 방진의‧임강희, 벤 역에 차용학‧양승리가 출연한다. 9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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