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피플 3세’ 릴리아 부의 모든 것

노우래 2023. 8.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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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계 이민자, 아버지가 ‘스윙 코치’
UCLA 최강자 출신, 아이언과 퍼팅 ‘강자’
최근 6개월 사이 3승 ‘새 골프여제’ 등극

‘보트 피플 자손’ 릴리아 부(미국)의 전성시대다. 지난해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1승도 없다가 최근 6개월 사이 3승을 수확했다.

그는 지난 15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8.28점을 받아 ‘넘버 1’에 등극했다. 지난해까지 세계랭킹 44위에 머물렀지만 지난 2월 LPGA투어 혼다타일랜드, 4월 메이저 대회 셰브론챔피언십, 지난주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여자오픈에서 우승해 마침내 ‘새로운 골프여제’에 올랐다. 넬리 코다(미국), 고진영,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제쳤다.

릴리아 부는 최근 6개월 사이에 메이저 2승 포함 3승을 쓸어 담으며 '새로운 골프여제'에 등극했다.

부는 LPGA투어에서 새 역사를 썼다. 2019년 고진영 이후 단일 시즌 2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작성한 선수가 됐다. 미국 선수로는 1999년 줄리 잉스터 이후 무려 24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세계랭킹뿐만 아니라 올해의 선수(154점)도 1위다.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도 거머쥐었다. CME 글로브 레이스(2069점)와 상금랭킹(251만9386달러)은 2위다. 그는 "세계랭킹 1위라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올해는 제게 미친 한 해"라고 환호했다.

부는 1997년 10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파운턴 밸리에서 태어났다. 부는 베트남계 미국인이다. ‘보트 피플의 자손’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외할아버지 딘 두는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7년째 되던 1982년 공산화된 베트남에서 몰래 배를 만들어 탈출했다. 이후 미국 전함에 구조돼 LA 인근에 정착했다. 부는 6세 때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 더글라스 부가 코치 역할을 맡았다. 부는 아버지와 어머니 키에우 투이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골퍼의 꿈을 키웠다.

부는 외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외조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세상을 떠났다. 부는 "외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편찮으시면서도 저와 제 경기에 대해 걱정하셨다"면서 "코스에서 힘들 때도 외할아버지가 저와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부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펄펄 날았다. 미국 국가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2015년 골프 명문인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입학해 8개의 개인 타이틀을 휩쓸었다. 2018년 커티스컵과 아널드파머컵, 에스피리토 산토트로피 등에서 우승컵을 수집했다.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에 총 31주 동안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다. 2019년 1월 프로로 전향해 새로운 골프 인생을 알렸다.

베트남계 미국인인 릴리아 부(오른쪽 두번째)가 가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제공=LPGA]

부는 LPGA투어에서 첫 출발이 쉽지 않았다. 2019년 LPGA 퀄리파잉(Q) 시리즈에서 공동 27위에 올라 이듬해 1부 투어에 입성했다. 그러나 2020년 9개 대회 중 8차례나 ‘컷오프’가 됐고, 상금랭킹 176위(3830달러)에 그치며 2부인 엡손투어(옛 시메트라투어)로 떨어졌다. 2021년 엡손투어에서 3승을 수확했고,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으며 당당히 2022년 정규투어를 다시 밟았다. 지난해는 상금랭킹 30위(91만8939달러)로 시드를 유지한 뒤 올해 ‘대박’을 터뜨렸다.

부는 호쾌한 장타자는 아니다.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는 59위(261.01야드)다.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팅이 강점이다. 그린적중률 24위(70.83야드)에 퍼팅 수는 14위(29.27개)다. 특히 그린 적중 시 퍼팅 수가 발군이다. 1.75개로 이 부문 2위다.

부는 ‘짬뽕 선수’다. 특정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클럽을 캐디백에 넣고 있다. 드라이버와 3번 페어웨이우드는 테일러메이드 스텔스(Stealth)를 쓰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캘러웨이 에이펙스 UW, 아이언은 스릭슨 Z585(4번), 스릭슨 Z785(#5~PW)다. 웨지 타이틀리스트 보기 SM8(56, 60도), 퍼터는 각진 8각형 모델인 스카티 카메론 고로 5(Golo 5)를 장착했다. 골프공 타이틀리스트 프로 V1x, 골프화 풋조이 프리미어 시리즈, 골프장갑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은 포레이 골프(Foray Golf)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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