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총회 후…4대그룹 회비납부·기금출연, 김병준 고문 활동여부 주목
정경유착 논란 벗어나야 개혁 성공
오는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임시총회를 열고 새 회장 선출, 조직 개편 등을 통해 대대적인 변신을 한다. 국정농단 사태로 회원사 4대그룹(삼성 SK 현대차 LG)을 잃고 문재인 정권에선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는 '패싱' 수모를 당하는 등 수난의 시기를 겪었던 이유는 정경유착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강력한 조직 쇄신 의지를 천명한다. 총회 이후에도 4대그룹 재가입 여부 및 회비 납부 기금 출연 관련 대응, 김병준 회장 대행 고문 승인 여부 등 현안이 쌓여 있다.
전경련은 22일 총회 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의 삼성 재가입 승인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경련은 총회에서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흡수·통합 및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조직 명칭 변경, 류진 39대 회장 추대, 4대그룹 재가입시 16개 계열사 한경연 회원명부 이관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상근부회장을 의결할지 총회 후 류진 회장 지명 절차를 밟을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현안은 4대그룹 재가입 여부와 '조건', 김 대행 고문직 승인 여부 및 향후 동향이다. 전경련 내부에서는 4대그룹 재가입의 분수령인 삼성 준감위 승인 여부 못지않게 준감위가 제시할 재가입 조건을 주시하고 있다. 재계는 4대그룹이 한경협에 합류해도 회비 납부, 전경련-일본 게이단렌이 함께 만든 20억원(한국 측 10억원 부담) 규모 한일미래기금 출연, 총수 회장단 합류 등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4대그룹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준감위가 '회비 납부, 기금 출연은 준감위 승인을 받으라'고 조건을 걸지, '회비, 기금 출연 등은 일절 하지 말라'고 할지가 전경련 관심사다. 삼성 준감위 방침은 삼성은 물론 SK 현대차 LG 등 다른 그룹 재가입 여부 및 활동 수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4대그룹 탈퇴 전인 2015년 전경련 회원사 회비는 500억원 수준이었고 4대그룹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삼성은 100억원, SK 현대차 LG가 50억원가량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와 달리 준감위는 정무적 부담이 크지 않은 조직이다. 원칙대로 정경유착을 뿌리뽑기 위해 전경련에 쓸데없이 돈을 내지 말라고 할 수도 있다. 이찬희 위원장도 연일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6일 임시회의 땐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은) 삼성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지난달 18일 정례회의 땐 "정치권력이나 전경련 스스로 확고한, 발상의 코페르니쿠스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준감위 위원 7명 의견도 갈리고 있다고 했다.
김 대행을 고문으로 추대하는 문제를 전경련 회장단이 승인할지도 관심거리다. 윤석열 대통령과 사이가 가까운 김 대행이 고문 자격으로 회장단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면 정경유착 관련 비판이 일고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 김 회장 고문 추대 사항을 22일 의결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경련은 말하지만 재계에서는 총회에서 승인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 대행은 지난 5월 "임기가 끝나더라도 개혁이 실행되는지 자문 및 협조하고 필요하면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전경련은 상근 부회장 출신을 고문에 선임한 전례가 있다. LG전자 사장 출신 정병철 전 전경련 부회장이 2013년부터 2년간 고문을 지냈다.
조직 명칭 변경, 한경연 차기 수장 선임 등 실무 사안도 풀어야 한다. 조직 명칭 변경은 22일 총회 의결 사항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승인해야 바뀐다. 길면 한 달가량 걸릴 수 있다. 한경협 연구 관련 조직 수장은 전경련 사무국이 추후 정할 예정이다. 전경련 사무국은 경영기획, 국제, CSR, 경제산업 등 4개 본부로 구성돼 있고 한경연은 별도 법인이다. 한경연이 한경협으로 흡수통합되면 한경연 원장은 한경협 내 조직장이 된다. 전경련 사무국 조직 체계를 계승할 경우 차기 한경연 원장에서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으로 내려갈 수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경연 차기 원장은 4대그룹 재가입 등 다른 사안보다 급하지 않다"고 했다.
전경련은 재계 일각에서 제시한 내년 2월 40대 회장 재선거설을 일축했다. 22일 추대되는 류진 회장이 최소한 2025년 8월까지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매년 2월 한 번만 정기총회를 여는데 올 2월엔 공석인 회장 자리에 김 대행을 추대했고 그의 임기가 8월에 끝나 임시총회를 특별히 열게 됐다. 따라서 39대 류진 회장 임기가 2025년 8월에 만료돼도 전통에 따라 2026년 2월 정기총회 일정에 맞춰서 6개월 더 역임할지, 2025년 8월에 끝낼지, 연임할지 정해야 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2025년 2월 정기총회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류진 회장은 2년 임기를 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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