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명→215명’ 한달째 코로나19 위중증 증가세…“병상대란 우려”

신대현 2023. 8. 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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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새 위중증 환자 51.4%, 사망자 171.4% 폭증
병상 가동률 위중증 병상 49.1%, 준·중증 병상 58%
“코로나 중환자 늘면 비코로나 중환자 입원 어려워져”
질병청 “중증화율·치명률 이전 유행 시기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
쿠키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주 코로나19 사망자는 136명으로 직전 일주일 대비 40% 이상 크게 늘었다. 위중증 환자 수 역시 215명으로 21.5% 급증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중환자가 급속히 늘면 코로나 환자뿐 아니라 비(非)코로나 중환자도 입원이 불가능해지면서 ‘병상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8월 2주차(8월6~12일) 주간 신규 확진자는 34만9279명이다. 하루 평균 4만9897명꼴이다. 이는 직전 주(7월30일~8월5일)보다 0.8% 증가한 것으로, 6월 4주부터 7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7월 3주차부터 신규 확진자 증가율이 35.8%→23.7%→10.5%를 기록하며 감소 추세다. 향후 유행 확산세를 가늠할 수 있는 감염재생산지수 역시 1.04로 이전 3주(1.19→1.19→1.09) 동안 하향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급증세를 보였다. 일평균 재원중 위중증 환자 수는 215명으로 직전 주(177명)보다 21.5% 늘었다. 일주일간 사망자 수는 직전 주 97명에서 지난주 136명으로 40.2% 급증했다. 7월 3주차와 비교하면 3주 사이 위중증 환자 수는 51.4%, 사망자 수는 171.4% 폭증했다. 최근 1주간 연령대별 사망자 비중은 80세 이상이 66.9%, 70대가 20.6%, 60대가 9.6%로 고연령층 사망자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심상치 않은 위중증 환자 급증세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코로나19 경증 환자는 자가치료로 호전돼 큰 문제가 없을 테지만, 고령자 등 고위험군은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병원 입원치료가 필요한데 병상이 부족해지면 이들을 받아줄 곳을 찾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도 해제되고 병원에 중환자실 수는 고정돼 있다”며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위중증 환자의 증가는 병상 부담으로 이어져 의료체계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중환자가 늘면 비코로나 중환자도 입원이 어려워져 병상 대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병상은 668개로,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49.1%,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58%다. 사용 가능한 위중증 병상은 139개, 준·중증 병상은 166개다. 전국적으로 봤을 땐 여유로운 수준이나, 지역별로 보면 강원과 충청권, 호남권의 위중증 병상은 각각 4개, 5개, 6개밖에 남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도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한 것을 두고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지난 1월15일부터 30주 연속 낮음을 유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한 정부의 매우 안이한 태도가 우려된다”면서 “작년 2월 하루 62만명의 환자가 쏟아졌던 오미크론 유행 당시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인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업무 부담이 가중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중환자가 300명 이내로 유지되면 따로 중증병상 확보를 안 해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고위험군 감염이 늘고 이로 인해 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순차적 변화를 항상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권역·지역응급센터가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더 힘들어졌고, 이로 인해 코로나19 환자는 물론 다른 환자 진료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라고 피력했다.

방역당국은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이전 유행 시기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사망자 규모 역시 지난 겨울 유행정점 시기와 비교해 적다고 설명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중증화율은 0.09%, 치명률은 0.03%로 이전 유행 시기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재원중 위중증 및 사망자는 6월 4주 확진자 증가세 전환에 후행해 7월말부터 증가하는 추세이나, 사망자 규모는 작년 12월 4주차 유행 정점 시기 대비 약 4분 1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확진자 발생 규모도 작년 12월 3주차의 4분 3 수준임을 고려하더라도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12월 3주차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6만7306명, 작년 12월 4주차 주간 일평균 사망자 수는 59명이었다.

한편 질병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전 해제 등 방역완화를 골자로 한 코로나19의 4급 감염병 지정을 현 유행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다. 4급 감염병은 ‘표본감시 활동이 필요한 감염병’으로 인플루엔자(독감), 급성호흡기감염증, 수족구병 등이 여기 속한다. 코로나19가 제4급 감염병으로 변경되면 감시체계가 전수감시에서 양성자 중심의 표본감시로 전환되고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된다. 또 코로나19 지정병상 체계와 병상 배정 절차가 종료되고 자율입원 체계로 전환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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