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2시 '애~앵' 대피하세요…北위협에 6년만에 민방위 훈련
‘애~앵’ 귓가를 때리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진다. 군(軍)과 경찰·소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전 국민은 대피 장소로 향한다. 서울 세종대로 등 전국 216곳 도로가 통제된다.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진행될 민방위 훈련에서 펼쳐질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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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경보→경계 태세→종료 3단계
훈련 공습경보는 이날 오후 2시 정각 전국 곳곳에 설치된 2805개 사이렌과 재난문자 발송 등을 통해 발령된다. 1분간 사이렌 소리가 들린 뒤 공습 상황을 알린다. 이에 전 국민은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로 향한다. 민방위 대피소는 지난해 12월 기준 지하철역이나 지하상가 등에 1만7483곳 지정돼 있다. 포털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 ‘안전디딤돌’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가까운 곳에 대피소가 없다면 안전요원 안내에 따라 건물의 지하 공간 등으로 대피한다.
2시 15분까지 이동은 통제된다. 통제되는 구간에 다니고 있는 차량은 도로 오른쪽에 정차해야 한다. 소방차나 구급차 등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날 항공기나 지하철 등은 정상 운행하지만, 탑승객이 역에서 내려도 훈련 중엔 외부로 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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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발사체 위협, 올해만 17차례
이번 훈련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같은 공습 상황을 가정하고 실시한다. 행안부가 지난해 6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상대비 인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8.2%는 전반적인 안보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답했다. 다만 실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답변이 61.8%에 달했고, 생활지역 내 대피소가 어디 있는지에 대해선 54.2%가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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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내실화 중점…공기부양정 동원도
행안부는 이번 훈련 계획을 기존보다 더 촘촘하게 짜고, 내실화를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 먼저 그간 비교적 참여율이 저조했던 영화관‧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측과 특별 협조 체계를 구축했다. 직원과 고객이 실질적으로 훈련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다. 경보 체계도 개선해 사이렌 울림 시간을 기존 3분에서 1분으로 바꾸고, 음성 방송을 통해 어떤 상황인지 보다 더 빨리 인지할 수 있게끔 한다. 재난문자 문구 내용도 기존보다 더 구체화한다.
인천·경기·강원 등 접경 지역 15곳에선 실제 마을 단위 대피 훈련이 실시된다. 연막탄을 이용한 화생방 방호 훈련과 방독면 착용 요령 교육, 비상식량 체험 등 실제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다. 서해5도 지역 백령도·연평도에선 주민이 섬에서 나가 대피하는 훈련을 하기 위해 공기부양정도 동원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영화나 뉴스 등으로만 전쟁을 겪어본 우리는 실제 공습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위기와 혼란의 순간, 몸으로 경험한 20분간 훈련이 생명을 지켜주는 최고의 방어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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