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커 몰려온다"…서울 폐교 화양초까지 숙소로 추진
중국이 자국민에게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함에 따라 전국 자치단체가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 확보 방안마련에 분주하다. 폐교 등을 숙소·호텔로 쓰는 방안을 모색하고, 항공권 할인 같은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과 차담회 자리에서 “광진구 화양초등학교와 도봉구 도봉고등학교를 유스호스텔로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오세훈, 조희연 교육감에게 직접 제안
화양초는 학생 수가 부족해 지난 3월 문을 닫았고, 도봉고도 오는 2024년 4월 폐교 예정이다. 이와 같은 학교 용지를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시립 숙박시설을 확충하자는 것이 오 시장의 제안이다.
이런 아이디어가 법적인 걸림돌이 없어 서울시교육청만 동의할 경우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폐교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정한 ‘폐교 재산의 활용 촉진을 위한 특별법’상 폐교 부지는 교육용 시설로 활용이 가능하다. 청소년 숙박시설인 유스호스텔은 교육용 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폐교 활용이 가능하다.
개발 방식도 서울시교육청 뜻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라 딱히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게 서울시 생각이다.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이 직접 유스호스텔을 건립하고 시가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과 서울시교육청이 폐교 부지 회계를 이관하면 시가 직접 건립하는 방안 등 2가지를 제안했다.
한국 단체 여행이 풀리면서 서울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관광객 숙소가 태부족해서다. 서울시는 김의승 행정1부시장과 유창수 행정2부시장이 주관하고 다수의 실·국이 참여하는 ‘관광대책회의’를 구성해 숙소 확보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인사동에 한옥호텔 추진…용적률 최대 720%
한옥 숙소 확충 계획도 관광대책회의에서 나왔다. 종로구 쌈지길과 낙원동 사이에 한옥 호텔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종로구 중학동과 운니동 일대에는 한옥스테이를 조성한다. 한옥스테이는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한 한옥 체험 숙박시설이다. 다만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사용 중인 종로구 송현동 일대는 서울중부교육청 반대로 호텔 설립 계획을 포기했다.
에어비앤비와 연계해 서울스테이 브랜드화도 추진한다. 서울스테이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소가 등록할 수 있는 대체숙박업소다. 서울시가 문패, 운영 물품을 제공하고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숙박 시설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특별법 도입을 추진한다. 서울 시내에서 숙소를 세우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업체에 용도지구별로 최대 720% 이내의 용적률을 제공하고, 재산세도 절반을 감면하는 내용이다.
6년 만에 유커가 단체 방한하면서 지자체는 일제히 관광객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시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대형 인센티브 단체를 서울로 유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500명 이상이 방한할 경우 서울시가 전담자를 지정·관리한다.
부산시도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먼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연계해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 ‘비짓부산패스’를 20% 할인한다. 또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위챗과 연계한 항공권과 호텔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외 송출여행사, 수도권 여행사를 대상으로 7억 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일단 1만5000여 명을 끌어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대구시는 사찰 등 중국 관련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상품 개발에 나섰고, 충북도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용으로 예산 5000만원을 편성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한국관광학회장)는 “관광을 수용하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유휴 공간을 숙박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상업용지 공실 오피스텔을 공유숙박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관광 활성화 정책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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