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母에 신장 이식·간호한 동생에 “상속분 내놔라”… 법원 판단은

이형민 2023. 8. 1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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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모친은 2010년부터 신장질환으로 투석을 했다.

병세가 악화되면서 A씨는 2013년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줬다.

판결문에는 A씨가 모친에게 신장 이식을 한 뒤 경과 관찰을 위해 매년 2회 진료를 받는 상황, 2013년부터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근거리에서 부모를 병간호했던 상황 등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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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도 간병한 동생이 전 재산 받자
결혼 후 연락 두절된 누나가 소송
법원, 유류분 청구액 일부만 인정


A씨의 모친은 2010년부터 신장질환으로 투석을 했다. 병세가 악화되면서 A씨는 2013년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줬다. 2년 뒤 A씨 부친도 당뇨 증세 악화로 투석을 시작했다. A씨는 이듬해 결혼을 한 뒤 부모 집 근처에 살면서 병간호를 했다. 그러다 모친은 2020년 8월, 부친은 그다음 달 차례로 작고했다. A씨 부친은 재산 전부를 A씨에게 물려준다는 유언장을 남겼다. A씨 누나는 지난해 A씨를 상대로 자신의 상속 몫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최용호)는 A씨 누나가 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최근 “A씨는 누나에게 2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애초 누나는 2억800여만원의 유산을 돌려 달라고 소송을 냈는데, 일부만 인정됐다. 사실상 A씨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도 원고인 A씨 누나가 90%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유류분은 상속재산 중 고인 의사와 상관없이 상속인에게 법적으로 반드시 남겨둬야 하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유언장에는 1억8900만원 임대차보증금 반환 채권과 서울 모처 토지를 모두 A씨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재판부는 “망인은 피고(A씨)가 자신과 아내에게 특별한 부양을 계속했음을 고려해 본인의 남은 재산을 오로지 피고에게 귀속시킬 의사로 유언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판결문에는 A씨가 모친에게 신장 이식을 한 뒤 경과 관찰을 위해 매년 2회 진료를 받는 상황, 2013년부터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근거리에서 부모를 병간호했던 상황 등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재판부는 “부친과 모친 모두 투병 생활을 하는 와중에 원고(A씨 누나)는 2010년 혼인 후 거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고, 막냇동생도 미성년자라 피고가 홀로 부양 의무를 감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 누나가 혼인 뒤 투병 중인 부모를 부양했다거나, A씨를 도왔다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유증(유언에 따른 증여)에는 피고의 특별 부양에 대한 대가적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이를 유류분 소송 대상에 포함한다면 오히려 공동상속인들 간 실질적 형평을 해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해당 유증재산은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부친에게서 2004년 증여받은 경기도 성남 부동산 등에 대해서는 A씨 누나의 상속분이 인정된다고 보고 반환을 명했다. A씨 누나는 판결에 항소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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