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형 노렸나…'냉장고 영아 시신' 친모 "살인 아닌 영아살해죄 적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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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2명을 출산하고 곧바로 살해한 뒤 시신을 수년간 냉장고에 보관해 온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친모가 첫 재판에서 살인죄가 아니라 영아살해죄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자체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살인죄가 아니라 영아살해죄가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은 고 씨의 범행이 분만 직후에 이뤄진 게 아니라 약 29시간이라는 시간적 간격과 출산-범행 장소 차이 등이 있어 영아살해로 보기 어렵다며 살인죄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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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행위도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어…정신과 검사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
피고인 가족 2차 피해 고려해…재판부에 비공개 심리 요청했으나 거절 당해
자녀 2명을 출산하고 곧바로 살해한 뒤 시신을 수년간 냉장고에 보관해 온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친모가 첫 재판에서 살인죄가 아니라 영아살해죄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아살해는 살인 보다 형량이 더 낮다.
17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 12부(재판장 황인성)은 이날 오전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 친모 고모(35) 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고 씨는 연두색 수의를 입고 뿔테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들어섰다. 매우 작은 체구에 비쩍 마른 모습이었다.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자체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살인죄가 아니라 영아살해죄가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변호인은 "영아살해죄는 사건의 시점이 아니라, 피의자의 심리상태가 반영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형법상 영아살해죄는 직계존속이 치욕을 은폐하기 위해, 혹은 양육할 수 없다고 예상하거나 특히 참작할 만한 동기로 인해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에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고 씨의 범행이 분만 직후에 이뤄진 게 아니라 약 29시간이라는 시간적 간격과 출산-범행 장소 차이 등이 있어 영아살해로 보기 어렵다며 살인죄를 적용했다. 살인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10년 이하'로 형의 상한선을 둔 영아살해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변호인은 단순 범행 시점보다 양육할 수 없다고 예상한 고 씨의 심리상태를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또 첫 번째 범행이 자택 안에서 이뤄졌고, 자택 안에서 사체가 보관됐기 때문에 은닉으로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변호인은 또 "피고인 행위가 정상적인 사항이라고 보긴 납득하기 어렵고, 수원구치소에 수감될 때 정신과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고 씨의 정신감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변호인은 국민정서와 피고인의 남아있는 가족들의 2차 피해 등을 고려해 재판부에 비공개 심리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비공개 재판의 기준인 선량한 풍속을 해할 우려가 있는지 직접적으로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민 알권리 측면과, 공동체 존엄성을 위해 원칙적으로 재판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결국 피고인의 자녀이고, 남아있는 가족들은 피해자의 유가족이기도 한 특수한 관계"라고도 했다. 이에 고 씨는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들썩이며 조용히 흐느끼기도 했다. 고 씨는 "재판과 관련해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한편, 고 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병원에서 여아와 남아를 출산한 뒤 자택과 집 근처 골목 등에서 살해하고 비닐봉지에 넣어 수원시 장안구 자택 아파트 냉장고 냉동실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를 받는다. 고 씨는 남편 이 씨와의 사이에 12세 딸, 10세 아들, 8세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또 출산하게 되자 이 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감사원이 보건복지부에 대한 감사를 벌이는 과정서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영아 사례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감사원으로부터 고씨 사례를 통보받은 수원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자택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이 지난 6월 21일 피해 아동 시신 2구를 발견해 그를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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