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방선기 (14) 데니스 레인 목사의 세미나 통역하며 강해설교에 눈 떠

양민경 2023. 8. 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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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란노서원에 몸담은 기간은 3년 남짓이지만 이때의 사역은 내 생애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나는 두란노서원에서 '큐티 세미나'와 제자훈련을 프로그램화한 '일대일 양육 세미나' 등을 기획했다.

두란노서원에서 기획한 사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강해설교 세미나'다.

두란노서원에서 마지막 사역이 된 직장선교 세미나엔 꽤 많은 이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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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 목사 강해설교 세미나 주관하면서
섭외한 통역사가 매끄럽게 전달 못하자
대타 통역 맡으며 설교에도 관심 생겨
방선기(왼쪽 세 번째) 일터개발원 이사장이 1990년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에서 두란노서원이 개최한 성경공부 세미나를 이끄는 모습.


두란노서원에 몸담은 기간은 3년 남짓이지만 이때의 사역은 내 생애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나는 두란노서원에서 ‘큐티 세미나’와 제자훈련을 프로그램화한 ‘일대일 양육 세미나’ 등을 기획했다. 일대일 양육 세미나 교재는 내가 받은 제자훈련 방식에 기독교 세계관을 반영해 만들었다. 이는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의 제자훈련 교재로 활용됐다. 벌써 30년 전 일이다. 지금도 이 교재가 제자훈련 용도로 쓰인다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두란노서원에서 기획한 사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강해설교 세미나’다. 신학교에 진학했음에도 목회할 생각은 따로 없었다. 무엇보다 설교가 부담스러웠다. 더욱이 졸업 후엔 교육이나 문서 사역을 하리라 예상했기에 설교학엔 관심도 두지 않았다.

이랬던 내가 강해설교의 대가인 데니스 레인 목사의 강해설교 세미나를 주관하게 됐다. 세미나를 위해 유명 통역사를 섭외했는데 현장에서 들어보니 전달이 매끄럽지 못했다. 대타를 급하게 찾던 중 내가 통역자로 나서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미국에서 유학하긴 했지만 자유자재로 영어를 구사하는 수준은 아니었기에 통역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럼에도 급박한 상황 탓에 어쩔 수 없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때 이후로 레인 목사의 세미나 통역을 계속 맡게 됐다. 세미나 통역을 한 것 자체도 신기했지만, 더 놀라운 건 통역을 하며 레인 목사의 강해설교를 배운 것이다. 레인 목사의 강해설교 세미나로 가장 큰 도움을 얻은 사람은 바로 나일 것이다. 통역하며 강해설교를 배웠고 설교에도 관심이 생겼다.

레인 목사의 설교법은 신학교에서 배운 것과 달리 아주 단순했고 배우기도 쉬웠다. 나중엔 이 방법을 내게 맞게 수정해 설교 세미나도 열었다. 여전히 내게 설교는 어려운 과제이고 대중을 대상으로 설교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설교자에게 설교 준비를 하는 법은 알려줄 순 있었다. 이때 익힌 설교법은 신학교 강의에도 활용했고 나중엔 정리해 책으로도 발간했다. 이 책이 1999년 두란노서원에서 펴낸 ‘설교하기는 어려워도 설교 준비는 즐겁다’이다.

목회자에게만 이 설교법을 가르친 건 아니다. 내가 사목으로 있던 이랜드에서 직원과 성경공부를 할 때도 이를 가르쳤다. 가정교회 성도에게도 가르쳤다. 이 설교법을 익힌 이들이 제법 설교를 잘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신학 지식이나 원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하나님 말씀에 충실하게만 준비한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설교할 수 있다.

이외에도 두란노서원서 했던 ‘직장선교 세미나’가 기억에 남는다. 평소 기독 직장인을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겼지만 지역 교회는 물론 신학교에서도 관련 교육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랬기에 두란노서원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싶었다.

두란노서원에서 마지막 사역이 된 직장선교 세미나엔 꽤 많은 이들이 참여했다. 직장선교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이 열정만으로 시작한 세미나여서 참석자의 갈증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관심을 표하는 이들이 적잖은 걸 보며 그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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