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보다 뜨겁다…불볕 도심서 가장 뜨거운 곳은?

기상청, 서울 송파구 8곳 평균기온 측정해 비교
버스 정류장>아스팔트 도로> 흙 놀이터>그늘 쉼터

폭염주의보가 내린 지난 7월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서 시민들이 부채와 양산으로 햇빛을 가리며 걷고 있다. 서울은 한 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최현규 기자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 도심 내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곳은 버스정류장인 것으로 관측됐다. 도심 내 구역 간 평균기온 격차는 최대 4도 이상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서울 송파구 잠실 부근 8곳에서 3일간 1.5m 기온과 지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측정 지점은 ▲아스팔트 ▲흙 ▲그늘 쉼터 ▲버스 정류장 ▲공원 녹지 ▲도심 소공원 ▲도심 주택 ▲도심 아파트였다. 햇볕을 직접 받는 지면온도와 달리 1.5m 높이에서 측정한 기온은 사람이 느끼는 체감기온과 가장 근접하다.

기상청이 7월 7일 측정한 1.5m 기온 그래프. 기상청 제공

1.5m 기온을 관측한 결과, 공원녹지의 평균기온(33.6도)이 도심 주택 지역(37.7도)보다 약 4도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이 밀집한 도심 주택 지역은 바닥이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으로 이루어진 탓에 햇빛에 노출된 시간이 가장 길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권역별로는 버스정류장의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다. 아스팔트 도로, 흙 놀이터, 그늘 쉼터가 뒤를 이었다. 기상청은 “중앙차로에 있는 버스정류장이 아스팔트 도로에 둘러싸여 있다”며 “반 폐쇄 공간이 되면서 공기 흐름이 약해지자 기온상승 효과도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버스차로 사진. 서울시 웹사이트

1.5m 기온과 달리 지면온도 평균기온은 아스팔트가 가장 높았고 흙바닥, 버스 정류장, 그늘 쉼터가 다음 순서였다. 아스팔트 바닥의 평균지면온도는 평균기온보다 10.9~13.4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시계열로 측정한 건물 외벽온도 사진. 검은색 계열의 건물 벽면(①)과 유리 건물 벽면(③)은 평균 온도는 약 4도 이상 차이가 난다. 기상청 제공

건물 외벽은 색상에 따라 온도 차이가 나타났다. 기상청이 송파구청 옥상에서 송파대로를 관측한 결과, 검은색 계열의 건물 외벽은 흰색 또는 유리 건물보다 평균온도가 약 4도 이상 더 높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불볕더위에는 최대한 햇빛을 피하고 그늘에 머무르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지면온도가 기온보다 높은 오후 시간에는 텃밭 가꾸기나 앉아서 작업을 해야 할 경우 햇볕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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