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00일 맞아 현장 찾은 이재준 시장 "어린이 안전에 만전 기할 것"

최경준 2023. 8. 1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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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시설물 보강 등 점검... 수원시, 3년간 240억 투입해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대폭 개선 예정

[최경준 기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17일 오후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현장을 방문해 보강된 안전시설물 등을 점검한 뒤, 사고 현장에서 남아 있는 추모 메시지를 매만지고 있다.
ⓒ 수원시
 
"ㅇㅇ에게. 우리는 네가 천국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지. 그리고 이 자리에는 방지턱도, 우회전을 금지할 수 있는 것도 생겼어. 사랑해."

지난 5월 교통사고로 어린이가 목숨을 잃는 수원시 한 초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인근 공사 현장을 가려둔 펜스에 적힌 메모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눈길이 멈췄다.

17일 오후 이재준 시장이 방문한 사고 현장은 100일 전 사고 당시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횡단보도는 물론 대부분의 안전시설물이 노란색으로 바뀐 현장을 꼼꼼히 살펴본 이재준 시장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수원시뿐만 아니라 관계 기관과 어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교통경찰과 녹색어머니회, 학부모폴리스회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등교 시간은 학부모들의 도움으로 안전관리가 용이하지만, 하교 시간에 지도 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시설 보강이 다른 지역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되길 바란다는 의견도 더해졌다.

이재준 시장은 "운수종사자들을 위한 교육에 학부모들의 절절한 이야기가 전해져 호소력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좋겠다"며 "수원시에서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던 것을 잊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을 위한 일에는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전수조사 통해 어린이보호구역 201곳 단계별 개선 등 안전대책 마련

실제 수원시는 그동안 어린이 사망사고가 난 지점은 물론 지역 내 어린이보호구역의 안전대책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17일 오후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현장을 방문해 보강된 안전시설물 등을 점검하고 있다.
ⓒ 수원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17일 오후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현장을 방문해 보강된 안전시설물 등을 점검한 뒤 경찰, 녹색어머니회 등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수원시
 
우선 사고 현장의 안전이 대폭 강화됐다. 횡단보도 주변 도로에 미끄럼방지 유색포장을 도입해 도로가 붉은색으로 눈에 띄게 변했고, 노란색 횡단보도로 시인성을 높였다. 보행자들이 신호를 기다리며 대기할 때도 눈에 띌 수 있도록 인도 노면을 노란색으로 칠한 '옐로카펫'과 음성안내 보조장치도 설치했다.

노면표시 및 표지판을 정비하고, 우회전 차로와 직진 차로 사이에 노란색 시선유도봉, 펜스반사지 등 운전자가 주의할 수 있는 장치도 늘렸다. 우회전 차로에 과속방지턱을 추가 설치하면서 정지선도 후방으로 이설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체 시설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안전대책도 마련했다. 44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각 동 어린이보호구역 201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돼 있는 모든 안전 시설물을 확인하고, 옐로카펫, 안전 펜스, 보행신호등, 불법주정차, 과속방지턱 등 요청사항도 확인했다. 인지와 속도 등 위험 요소까지 평가해 전수조사했다.

전수조사를 통해 수원시는 3년간 총 2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어린이보호구역 전체의 안전을 강화하는 단계별 안전대책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

3년간 순차적으로 어린이보호구역 시설물 정비와 어린이보행안전지도사 추가 배치, 버스 시야 확보 감지시스템 설치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수조사에서 평가된 우선순위에 따라 1단계는 74억 원을 투입해 18개소에 대한 시설개선이 우선 추진되고, 이후 2단계 100개소(96억 원), 3단계 83개소(69억 원) 등을 순차 진행해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전체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정비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공사 차량 등의 통행을 제한하는 방안도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관할 경찰서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도로의 통행금지 및 제한은 관할 경찰서의 교통안전시설 심의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통학환경이 열악하다고 판단된 화서초와 세류초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통행 제한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또 어린이들이 등하교 시 홀로 보행하지 않도록 돕는 보행안전지도사업의 정원을 2학기부터 5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한다. 운수종사자의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수원시가 주관하는 안전교육을 연 2회로 확대 운영하고, 운수회사가 필요시 진행하던 자체 교육을 매월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특히 버스 기사가 내부 모니터를 통해 AI 기반으로 버스 사각지대 주변 360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버스 시야 확보 감지시스템(어라운드뷰)' 설치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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