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확립" 팻말 들고…교육부 장관에 야유보낸 초등교장들, 왜
초등학교 교장들이 교육정책을 설명하던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야유를 보내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17일 이 부총리는 충북 청주시 청주대에서 열린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하계연수회에 참석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돌봄을 추진하겠다”며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유치원·보육(유보)통합 등을 설명했다.
“교권 회복보다 교사 반대하는 정책 홍보만”
이 부총리는 “0세에서 11세 사이에는 돌봄과 교육이 딱 명확하게 구분이 안 되고, 좋은 돌봄을 원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학교에서 해주길 원한다”며 “선생님들도 (유보통합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연수회에 참석한 일부 교장은 ‘교권확립’ ‘법령개정’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우∼’라고 외치거나 ‘교권 확립’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부총리가 “(아이가) 태어나서 초등 6학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돌봐주고 교육해주겠다는 늘봄교육 가능할까요”라고 묻자 “아니오”라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이어 이 부총리가 늘봄학교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면서 “늘봄학교는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초등학교 저학년은 돌봄도 해줘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학교 공간에서 하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중에도 수차례 일부 교장이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후 이 부총리는 학교폭력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교육부의 입장을 밝히고, 디지털 교육 등을 설명한 뒤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정책 브리핑을 20여분 만에 끝냈다.
브리핑 내 ‘이주호 물러가라’ 등 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 부총리는 급하게 마무리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부총리의 브리핑이 끝난 뒤 사회자가 박수를 요청했으나 일부 교장은 여전히 야유를 보냈다.
연수회에 참석한 한 교장은 “교육부장관이라는 사람이 교권 회복에 대한 정책 언급은 한마디도 없고, 선생님들을 옥죄는 정책 홍보에 혈안이 돼 있다”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장은 “최근 문제가 불거진 교권 확립에 대해 교육부총리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데다, 초등교사들이 반대하는 유보통합을 거론한 것에 대해 일부 교장이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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