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할리 "마약 쾌락 잊게 하는 약 없다…손 대지 말았어야"
마약 투약 혐의로 방송가에서 사라졌다 최근 활동을 재개한 방송인 겸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가 처음부터 마약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할리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마약의 쾌락을 잊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할리는 그동안 근황에 관해 “고생을 많이 했다”며 말초신경암, 쿠싱평, 쿠싱병 등으로 투병한 뒤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동부에서 로스쿨을 다닐 때 대마초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런데 사람들이 (마약 투약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제 경험으론 경찰들이 와서 바로 잡아야 하는데 잡는 사람이 없고 그냥 봐주는 분위기였다”고 마약을 간접 경험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할리는 “대마초를 ‘게이트웨이 드러그’, 입문 마약이라고 한다”며 “(대마초를 접한 뒤엔) 더 강한 쪽으로 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 쾌락을 잊을 수 없다. (마약이 주는 쾌락을) 잊게 하는 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할리는 또 “마약을 접하면 그 기억 속에 있게 된다. 그래서 중독자들이 힘들다. (일상 속 자극과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빵집을 가면 (이후에) 또 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생기기 때문에 중독자들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차 “첫 손을 대지 말았어야 한다. 저도 마찬가지”라며 “왜냐하면 또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대마 합법화’ 주장과 관련해선 “아주 안 좋게 생각한다”며 “합법화된 미국 주에선 마약으로 인한 사망 비율이 늘어났다. 마약 사용률도 늘었고, 청소년 사용률도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할리는 마약의 늪에서 벗어나게 된 이유에 대해 “왜 다시 안 했냐면 제 주변에 서포트(지원)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며 가족과 친구들이 자신의 옆에서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사유리, 김흥국, 현진영 등 도와주는 친구들도 있다”고 직접 지인들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어 “중독자들에게 문제가 되는 게, 가족들과 친구들이 떠난다는 점이다. 서포트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라며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독자들은) 처음부터 치료해야 한다. 제 경우 처음부터 치료를 받았고, 그래서 극복할 수 있었다”며 마약 중독 치료 중요성도 언급했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할리는 1997년 귀화한 1세대 방송인이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한 뚝배기 하실래예?” 등의 유행어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19년 3월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산 뒤 외국인 지인과 함께 투약하거나 홀로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해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종적을 감췄다.
할리는 지난 14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마약 토론회에 참석하며 4년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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