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도 못 꺾은 위그노의 신앙…한국교회에 주는 교훈은?
조병수 박사 “일상 속 신자의 삶 충실하게 사는 작은 순교 정신으로”
16세기 프랑스의 프로테스탄트(신교도)를 일컫는 ‘위그노’는 프랑스 왕정의 박해에 맞서 신앙을 지켜냈다. 오늘날도 세상은 성경의 진리를 거부하며 박해를 이어간다. 위그노처럼 오늘을 사는 신자들도 일상 속에서 작은 순교자의 모습을 살아내야 할 때다.
프랑스위그노연구소(대표 조병수 박사)는 17일 경기도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김학유 총장)에서 ‘위그노의 박해와 순교’를 주제로 제8회 정례회를 열었다.
강사로 나선 조병수 박사는 위그노들의 ‘믿음’에 주목했다. 위그노들은 프랑스 왕정이 자행한 학살 속에서도 목숨과 같이 예배를 지켜냈고, 설교를 듣는 데 귀를 기울였다. 당시 종교개혁자 테오도르 베자는 이에 박해자를 망치로, 순교자를 모루로 비유하면서 “망치들을 소모하게 하는 것은 모루”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조 박사는 “죽어가면서도 오직 예수님만 말하고, 오직 예수님께 기도하는 위그노 순교자들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며 “위그노의 순교는 전도의 효과를 낳았고, 복음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우리에게는 일상 속에서 작은 순교가 요구된다”며 “일상의 순교는 예배 중시, 성경 읽기, 경건 실천, 복음 전도 등 신자의 삶을 충실하게 사는 것으로 시작되며, 신자임을 숨기지 않고 고백하는 것으로 증명된다”고 덧붙였다.
조 박사는 또 “진리의 반대편에 서지 않는 것이 일상의 순교”라며 “세상을 향해 성경의 가치관을 담은 목소리를 냄으로써 시대정신에 저항하고 세속화를 방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망치는 모루를 이길 수 없다”며 “앞으로도 진리는 박해를 받을 것이지만, 진리를 믿는 자들이 일상의 순교를 기꺼이 실천할 때 박해는 진리를 멈추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강연한 프랑스위그노연구소 류성민 박사는 위그노에 자행된 대표적인 학살 사건인 ‘바돌로매 대학살’의 전후 배경과 그 결과를 조명했다. 바돌로매 대학살은 1572년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했다. 그해 8월 23일 밤부터 시작된 이 학살로 하룻밤 동안 1만명에 가까운 위그노들이 프랑스 왕정과 가톨릭 세력에 의해 살해됐다고 알려져있다.
류 박사는 “바돌로매 대학살은 지배층의 정치적 욕심이 어떻겐 대중을 호도할 수 있는지, 얼마나 잔인하게 상대를 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고, 대중들의 종교적 증오가 얼마나 끔찍한 폭력으로 드러날 수 있을지도 보여줬다”며 “이런 충격은 역사로 하여금 고정된 소수에게 집중된 정치 시스템을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바꾸도록 했고, 종교와 정치를 분리해 더는 정치가 종교 문제를 폭압적으로 휘두르지 않을 수 있는 방식을 찾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류 박사는 또 이 사건이 교회에 사회 속 맡겨진 역할과 그 존재의 의의를 찾게 했다고 봤다. 류 박사는 “사람의 눈에는 미약해 보일지라도 분명히 안 것은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자기 교회를 지키신다는 것이다”며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하나님은 견고하고, 단단하게, 확실하게 자기 백성을 돌보신다”고 말했다. 이에 “교회의 구성원은 되도록 사회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공정하고, 정돈된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힘써야 한다”며 “불의한 일에 동참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박사는 “프랑스 개혁파 교회가 당했던 물리적 핍박은 지금 없다 하더라도, 교회 안에 침투한 사회, 정치적, 종교적 죄악들이 한국교회를 결코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는 다만 우리의 죄를 회개하며, 하나님의 순전한 교회를 온전히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를 위해 더 훌륭한 목사를 키워야 하고, 더 경건한 성도들을 키워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고난의 시기에 더욱 힘써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앞선 개회 예배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 전 총회장 박병화 상동21세기교회 목사가 설교했다. 박 목사는 “핍박과 박해를 통해 우리 신앙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나게 된다”며 “박해에 몸부림치며 이를 감당하려 애쓸수록 우리의 신앙이 강해지는, 가장 아름다운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고 전했다.
수원=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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