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 中증시서 떠난다…9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

外人 순매도 기간, 2016년 12월 이후 가장 길어
경제지표 부진, 당국의 미흡한 대처에 우려 증폭
당국, 위안화 가치하락 막기 위해 시장개입 강화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 사옥. ⓒ AFP/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를 떠나고 있다.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이에 대한 당국의 미흡한 대처 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17일 정오 현재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10억 위안(약 1829억 원) 규모의 주식을 내다팔아 9일 내리 순매도(매도>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블룸버그가 관련 데이터를 추적한 2016년 12월 이후 가장 길었던 순매도 기간과 같은 기록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일 간 중국 본토 주식 450억 위안 규모 이상을 순매도함으로써 지난달 24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이후 당국의 새로운 조치에 대한 기대에 따른 순매수 규모를 대부분 반납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4일 이후 중국 당국의 정책 지원 확대 약속 이후 중국 주식 540억 위안 규모를 순매수했으나 거의 되판 정도의 자금을 회수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환 당국에 따르면 외국 기관투자자의 채권 보유액은 지난달 3조 2400억 위안 규모다. 전달보다 370억 위안 감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는 것은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중국 당국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부재, 부동산 부문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의 확산 등 대형 악재가 쌓여 있는 까닭이다. 멍레이 UBS증권 중국 담당 전략가는 "해외 투자자들이 최근 경제 지표들과 부동산 사태를 억제하려는 당국의 소극적인 조치들로 인해 (중국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는 위안화 환율에도 큰 부담을 줄 전망이다.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에 따른 달러화 강세를 보이는 데다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가능성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안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등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중국 금융당국은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과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시장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고시 환율을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7.2994위안)보다 낮은 7.2076위안으로 발표하며 위안화 방어 의지를 밝혔다. 이날 고시 환율과 시장 전망 사이의 격차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다.

인민은행은 또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계약을 통해서도 시장에 개입하고 있으며, 당국은 일부 투자기관들에 주식 순매도를 자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주요 국유은행들이 이번 주 들어 위안화의 가치하락을 늦추기 위해 역내와 역외 현물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내다팔고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