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질주 덕분에…지난해 소비재 수출액 100조 뚫었다
자동차를 포함한 소비재가 ‘수출 버팀목’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반도체·석유화학·철강 같은 특정 중간재와 대(對)중국 의존 구조에서 수출 품목과 국가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소비재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100조원대(810억 달러·약 108조원)를 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491억 달러(약 65조9000억원)로, 전체 수출에서 비중이 16%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국내 총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12.4% 줄었음에도 같은 기간 소비재 수출은 28.9% 늘었다.
이 같은 소비재 수출 상승세의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의 ‘질주’가 있다. 자동차는 가전과 가구·식품 등과 함께 대표적인 소비재 품목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수출액은 343억 달러(약 46조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48%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전체 국내 소비재 수출액의 7할 가까이(69.8%)를 차지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 밖에도 라면 등 가공식품과 반려동물 사료, 골프용품 등의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한국의 최대 소비재 수출국은 미국이었다. 지난해 동기와 견줘 41.8% 증가한 172억 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비재 교역이 줄었지만 대(對)미국 수출은 꾸준하게 늘고 있다.
반면 소비재 수출 2위 국가인 중국은 지난해 73억 달러(약 9조7000억원)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소비재 품목인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다. 중국은 팬데믹 기간에도 미국, EU에 이어 세계 3위 소비재 수입국으로 부상했으나 봉쇄 조치와 경기 침체가 겹치며 지난해 소비재 수입액이 3.6% 줄었다.
자동차 산업의 분전에도 여전히 국내 경제 규모보다 소비재 수출 비중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총수출은 세계 6위였지만 소비재 수출은 17위에 그쳤다. 자동차 이외에도 화장품이나 식료품, 가전 등 소비재 수출 품목 다양화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김꽃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전체 소비재 수출에서 자동차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대중국 수출은 경기 침체와 자국산 선호로 인해 부진하다”며 “잠재성이 높은 품목을 추가로 발굴하고 아세안 등 신흥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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