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사고 꾸며 '보험 사기'… 오토바이 배달원 무더기 체포

대행업체 소유 오토바이로 범행
원래 있던 흠집 촬영해 보험사 제출
49차례에 걸쳐 7200만원 편취

거짓으로 나지도 않은 교통사고를 꾸민 뒤 보험금 수천만 원을 챙긴 경기 용인시 오토바이 배달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17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전날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하는 한편 A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한 배달 대행업체 배달원 등 24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1년여간 용인시 일대에서 서로 짜고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보험사에 접수하는 식으로 49차례에 걸쳐 보험금 7200만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배달 대행업체에서 배달원으로 근무하며 알게 된 사이이거나 지역 선·후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전경[사진출처=경기남부경찰청,연합뉴스]

A씨 등은 배달 대행업체 소유 오토바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사고가 난 것처럼 내용을 모두 지어내 보험 접수를 했다. 대부분 주범인 A씨가 사고를 꾸며낼 오토바이 배달원 2명을 구해 이들에게 행동 요령을 지시한 뒤 한 명이 당일 병원 치료를 받는 식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허위 사고 접수 1건당 수십만원 정도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뒤 서로 나눠 가졌다.

이들은 보험사 직원이 직접 현장에 나오지 않고 전화로 사고 접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A씨 등은 보험사에서 사고 증빙 사진을 요청하면 이전부터 오토바이에 나 있던 흠집 등을 촬영해 제출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배달원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당일 병원만 다녀오면 된다"는 A씨의 꼬임에 넘어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4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이달 초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배달 오토바이는 통상 배달 대행업체 소유인 관계로 사고를 내 보험금이 올라도 배달원 개인이 손해를 입는 구조는 아니어서 보험사기에 악용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보험사기 범죄는 선량한 다수의 보험가입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심각한 범죄이므로 이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제8조(보험사기죄)는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