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비리 터진 은행들...평균 연봉 1억 넘는 ‘신의 직장’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6@mk.co.kr) 2023. 8. 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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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국민·경남·대구은행
500억원 규모 횡령 사고 발생한 BNK경남은행. (출처=연합뉴스)
최근 직원들의 횡령과 비리 사건으로 얼룩진 은행들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등기 임원의 은행별 평균 연봉은 무려 3억~5억원에 달했다.

8월 17일 연합뉴스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직원들의 거액 횡령과 부정행위가 적발된 대구은행과 경남은행, 국민은행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모두 1억원을 넘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100만원, 경남은행은 1억1000만원, 국민은행은 1억1600만원이었다.

남성 직원의 경우 2022년 기준 평균 연봉은 대구은행 1억1800만원, 경남은행이 1억3600만원, 국민은행이 1억3000만원이었다.

해당 은행 임원들에 대한 대우도 최고 수준이었다. 미등기 임원의 경우 지난해 대구은행 평균 연봉은 2억9700만원, 경남은행이 2억8500만원, 국민은행이 5억5000만원에 달했다. 대구은행 임성훈 전 행장은 지난해 퇴직 소득 등을 포함해 14억5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경남은행은 최홍영 전 은행장은 같은 해 7억200만원, 국민은행은 이재근 행장이 지난해 13억9600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문제는 최근 해당 은행권에서 거액의 횡령 사고와 부당 이득 취득 등 비리가 잇따르고 있는 점이다. 특히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직장은 흔치 않은데, 부정행위를 일삼았다는 점에서 비난받고 있다.

지난 8월 9일 금감원은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1000여개의 계좌를 개설한 사실을 인지해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대구은행 일부 지점 직원 수십명은 평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몰래 증권 계좌를 개설했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 문자(SMS)를 차단하는 방식 등도 동원했다.

최근 경남은행에서도 6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경남은행 직원은 2007년부터 약 15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하며 562억원을 횡령·유용한 혐의가 적발돼 논란이 됐다. 검찰은 해당 직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창구 모습. (출처=연합뉴스)
국민은행 일부 직원들은 상장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증권대행 부서 소속 직원들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1개 상장사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무상증자 규모 및 일정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한 다음, 본인과 가족 명의로 해당 종목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챙겼다.

이달 들어 은행권에서 대형 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금감원은 “은행장들이 직접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라”고 주문하며 은행장 책임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은행장들은 8월 말까지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상황과 최근 사고 관련 유사사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을 점검해 금감원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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