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에 ‘돈과 사람’이 몰린다...상반기 연구개발 투자만 1.2조
지난 6월 말 기준 SK온의 직원 수는 3310명이다. 최근 1년 새 1170명이 늘었다. 증가율로는 54.7%다. 같은 기간 미등기 임원 수는 38→61명으로 늘었다. 투자도 늘었다. 이 회사는 2025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충남 서산에 세 번째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새로 짓는 전기차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와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크게 조직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돈은 물론 사람까지 크게 늘어난 셈이다. 17일 중앙일보가 국내 주요 K-배터리 업체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배터리 3사 직원 수 이미 2만5000명 넘어
우선 직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배터리 3사(SDI는 에너지 부문 기준)의 올해 상반기 직원 수는 2만5241명이었다. 지난해 상반기(2만1692명)보다 3549명(16.4%)이 증가했다. LG엔솔(1688명)과 삼성SDI(691명)도 빠르게 조직 키워나가는 중이다. 지난해 6월 90명 선이던 LG엔솔이 비등기 임원 수는 올해 6월 112명이 됐다. 같은 기간 79명이더니 삼성SDI의 임원 수 역시 올해 상반기에는 85명으로 늘었다. 헤드헌팅 업체인 드래곤HR의 박용란 대표는 “상대적으로 신규 고용이 저조한 타 업계보다 배터리 업계가 사실상 올해 상반기 상대적으로 고위직 헤드헌팅 시장을 이끌어 간 셈”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투자 1조2191억원
연구개발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배터리 3사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 총액은 1조219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연구개발비 총액(9971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배터리 3사 중 연구개발비 투자 가장 많은 곳은 삼성SDI였다. 상반기에만 5822억원을 쏟아부었다. 매출 중 5.2%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사업 보고서에서 “배터리 산업의 속성상 승자독식의 특성이 강해 고객사와 긴밀한 기술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LG엔솔(4707억원·2.7%), SK온(1661억원·2.37%) 순으로 연구개발 투자가 많았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올 상반기 270억원(0.69%)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중간재 성격이 짙다 보니 상대적으로 연구개발비 투자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
K-배터리 업체들이 당분간 국내 일자리 시장에서 가장 큰 고용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인재 블랙홀’이 된다는 의미다. 박용란 대표는 “특히 범용 인재가 아닌, 배터리나 다른 산업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S급 인재’는 나오기가 무섭게 배터리 시장에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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