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경제위기로 글로벌 긴축 완화 앞당겨지나...8월 잭슨홀 미팅 주목
중국 부동산발 경제 위기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긴축 종료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공장인 중국 경제가 휘청이면 주요국의 수출·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지난해 고물가의 주범이었던 국제 유가와 원자재 시장도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17일 외신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단기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에도 부동산 업체들의 연쇄 부도 위기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중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쓰진 않을 거란 관측이 좀 더 지배적이다. 금융 부문으로 위기가 전염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조치는 하되 부동산 업체들이 자금난을 완전히 해소하고 실적을 개선하도록 파격적인 지원책을 쓰진 않을 거란 의미다.
사실 일부 업체들의 파산 가능성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0년 8월 집값 거품을 잡겠다며 3개의 레드라인(삼도홍선)이라는 대출 제한 경고 규정을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부채비율 70% 이상 등 세 가지 기준 중 하나라도 걸리는 경우 신규는 물론 기존 대출까지 회수하는 과도한 규제 탓에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가 줄줄이 위기를 맞게 됐다는 지적은 이어져 왔다.
중국의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압력이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티파니 윌딩 이코노미스트는 16일(현지시간)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재고 증가로 중국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면 중국의 지속적 디플레이션이 선진국 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선진 중앙은행들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중국 부동산 이슈로 인해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글로벌 금리 상승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8월 24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중립적 스탠스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를 재차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모는 2022년 154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중국은 미국에도 주요한 수출 시장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14일 “중국 경제 둔화는 아시아 국가들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겠지만,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중국 부동산 위험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헝다그룹 파산 위기 때도 연쇄 부도설이 나왔지만 3년이 되도록 그런 일은 없었다”며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도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 생긴 문제이지 영업ㆍ투자 영역에서 부실이 생긴 게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대출 규제를 풀어 자금을 대는 방식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은석 한국은행 중국경제팀장도 “중국 정부가 부동산 위기가 아주 악화하도록 하진 않을 거라는 시각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우려가 확대됐던 2015년 하반기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에도 미국의 성장률 둔화와 한국의 수출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중국 경제의 위기는 우리에게 위협인 동시에 혁신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단기적인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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