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12승' 국가대표 좌완 투수 차우찬 은퇴 선언

재기 도전했으나 실패... "몸 상태 따라주지 않았다"

[윤현 기자]

▲ 은퇴를 선언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투수 차우찬

프로야구 KBO리그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왼손 투수 차우찬(36·롯데 자이언츠)이 끝내 유니폼을 벗는다.

롯데 구단은 17일 "차우찬이 은퇴를 결정했다"면서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즌 중까지 열심히 준비했지만, 몸 상태와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아 은퇴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군산남중-군산상고 출신인 차우찬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한 시대 풍미한 왼손 투수... 어깨 부상에 꺾여

데뷔 초기에는 제구력이 약점이었으나, 3년간 구원투수로 활약하며 보완했다. 그러다가 2010년 10승 2패 평균자책점 2.14로 잠재력을 터뜨리며 본격적으로 삼성의 선발 투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때 '삼성 왕조'의 일원으로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린 차우찬은 2016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4년 95억 원의 조건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LG 마운드를 이끌고 3시즌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준 차우찬은 2021시즌을 앞두고 LG와 2년 총액 20억 원의 조건으로 두 번째 FA 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한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차우찬은 2021년 6월 어렵사리 복귀해 평균 이상의 투구를 보여줬고, 젊은 투수들을 이끌 베테랑으로 기대를 모으며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은 어깨에 '독'이 됐다. 다시 부상을 당하면서 2021년 9월 수술을 받았고, 재활을 마친 뒤 LG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국가대표 섭렵... 화려했던 16년간의 역투

▲ 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 활약하던 차우찬

야구 선수로서 많은 것을 이뤘지만, 차우찬은 은퇴를 선택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연봉 5000만 원이라는 헐값을 감수하면서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마지막 재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부상의 여파 탓에 구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1군에 한 번도 올라오지 못하고 16년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지난 6월 10일 퓨처스리그(2군) SSG 랜더스전 등판이 차우찬의 마지막 공식 경기가 됐다.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주 무기였던 차우찬은 1군 무대에서 통산 112승 79패 1세이브 32홀드를 거뒀다. 무려 1668.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자책점 4.51을 기록했다.

또한 국가대표로도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 12, 2017년 WBC, 2019년 프리미어 12, 2021년 도쿄 올림픽 등에 출전하며 화려한 야구 인생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