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정현·김성태'…목소리 키우는 국민의힘 '뿌리 깊은 나무들'
지역활동·정치 메시지 내며 '존재감 확대'
내년 총선 '인물 부족' 겪는 與 돌파구 될까
당 안팎 "총선 승리 위해 모두 적극 품어야"
국민의힘 소속 전직 중진들이 최근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출마 예정자 명단도 이정현 전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김성태 전 원내대표까지 화려하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가장 큰 아킬레스 건으로 꼽히는 것이 인물 부족인 만큼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전직 의원들과의 원팀 행보를 통해 총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게 한 방법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정당의 인기 정치인이다. 지난 2004년 비례대표로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서울 중구(제18대), 서울 동작구을(제19대 보궐·20대) 등을 거치며 특히 수도권에서 경쟁력 있는 정치인으로 각광받았다. 이어 지난 2018년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실력을 입증 받았다. 비록 21대 총선에선 원내 입성에 실패했지만, 현재까지도 국민의힘 동작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구를 관리하고 있다.
최근 행보도 '지역 활동'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최근 나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들을 보면 동작을에서 폭염·태풍 대응 및 피해 점검, 문화예술 공연부터 어르신의 구순 잔치 참석까지 어찌보면 사소한 행사까지도 살뜰히 챙기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적인 메시지에도 소홀하지 않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복절을 맞아 "오늘은 광복 78주년이자, 대한민국 건국 75주년일"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제일 잘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다. 다행이다. 이제라도 우리 역사를 바로 세워 후대에게 자랑스런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뿐만 아니라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 김유나 양의 영향으로 장애인 인권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던 그는 최근 논란으로 떠오른 특수교사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특수교사 고소에 대해 "특수교사들의 고충도 장애학생과 그 부모의 염려도 모두 사실"이라며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시스템은 특수교사 1명당 학생수가 4명으로 터무니없이 많다. 특수교사 정원을 늘려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일찌감치 호남으로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정현 전 대표도 최근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을 지낸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내에서 인물론으로 호남 지역 총선 승리가 가능한 흔치 않은 소중한 자원임은 분명하다.
이 전 대표는 당내 갈등 상황과 관련해 "조직 안에서 자기 의견과 다른 의견이 있을 때는 설득해야 하고 설득을 못 했으면 자기 잘못이다. 그러면 참고 기다렸다가 또 설득하고 그래도 안 되면 조직에 따라야 된다"며 "이준석 같은 사람도 당에 절대적으로 있어야 되고 그런 목소리도 필요하고 그것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정당이 되어야만 집권당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보수정당 소속으로 전남 순천시에서 두 번이나 당선된 경력이 있는 만큼 이 부위원장은 당의 서진(西進) 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내는데도 거침이 없다. 특히 이번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서 "이거를(잼버리 사태를) 가져다가 지방자치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마치 호남에 또는 전남·전북의 도민들한테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나"라며 "정말 그게 당론이라면 오늘이라도 저는 그런 당에 머물러 있고 싶지 않다. 정말 정신 나간 소리"라고 지적했다.
당에서는 이 같은 이 전 대표의 발언 수위가 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여전히 호남을 향한 소구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번 잼버리 사태로 대선 동안 대형 쇼핑몰로 커졌던 서진 정책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호남 정서를 잘 아는 이 전 대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최대의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당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미 자신이 3선을 지낸 서울 강서구 당협위원장에 지원한 상태다. 당시 조강특위를 심사를 마친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서 쉽지 않은 수도권 선거라고 보고 있다"며 "서울의 마지막 개발지 마곡지구 개발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마무리도 제대로 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전 원내대표는 현재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또 김 전 원내대표는 현재 야권에서 문제 삼고 있는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진보라는 허울을 쓰고 북한에, 공산 전체주의 그런 걸 실질적으로 대변하고 옹호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체제를 흔들려고 하는 그런 세력들이 현재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며 적극 대변하고 나섰다. 노동계 출신인 김 전 원내대표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힘이 실렸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중요한 건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것인 만큼 수도권이든 호남이든 어디든 통할 수 있는 인물을 내야 한다"며 "이름값이 있는 전 의원들이 나올 경우 당을 향한 지지율이 높아질 수도 있는 만큼 가용한 자원은 모두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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