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하한가, 거래정지로 불구경 “내일 어쩌죠?”

김철오 2023. 8. 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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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물질 'LK-99'를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볼 수 없다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거듭된 반론이 17일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관련 테마주들을 하한가로 끌어내렸다.

이날 하루짜리 거래정지 조치로 다른 테마주들의 급락을 지켜본 덕성‧파워로직스 주주들은 이튿날 증시 개장을 우려 속에서 기다리게 됐다.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 대부분이 이날 하한가에 도달하거나 근접했다.

이날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친 재료는 네이처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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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 네이처 “LK-99, 초전도체 아니다”
덕성·파워로직스 거래정지로 하한가 면해
안도·걱정 한숨 깊어진 초전도체 개미들
국내 연구진이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출신 김현탁 교수 제공으로 유튜브에 실린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유튜브 캡처

우리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물질 ‘LK-99’를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볼 수 없다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거듭된 반론이 17일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관련 테마주들을 하한가로 끌어내렸다. 이날 하루짜리 거래정지 조치로 다른 테마주들의 급락을 지켜본 덕성‧파워로직스 주주들은 이튿날 증시 개장을 우려 속에서 기다리게 됐다.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 대부분이 이날 하한가에 도달하거나 근접했다. LS전선아시아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1만7180원) 대비 가격제한폭의 하한선(29.98%‧5150원)까지 급락한 1만2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상한가(29.95%‧3960원)로 올린 주가를 모두 반납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서남이 29.99%(3140원) 추락한 7330원에 마감돼 하한가에 도달했다. 서남도 전날 상한가(29.90%)를 찍은 종목이다. 같은 시장에서 원익피앤이는 이날 29.99%(4330원)으로 하한가로 밀려 1만110원에 마감됐다.

하한가를 면한 다른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들도 20%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원은 28.70%, 고려제강은 22.22%, 덕성 우선주 덕성우는 21.31%, 코스닥시장에서 모비스는 21.50%씩 하락했다. 신성델타테크만 유일하게 코스닥시장에서 15.19%(7900원) 급등한 5만9900원에 마감돼 강세를 이어갔다.

기업 실적보다 투자심리의 영향을 받는 테마주의 주가 등락 요인은 한두 가지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날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친 재료는 네이처 보도다.

네이처는 이날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LK-99 isn’t a superconductor)‘라는 확정적 표현을 사용한 제목의 기사에서 “연구자들이 LK-99의 퍼즐을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증거를 과학적 추적으로 밝혀냈다”고 전했다. 지난 4일에도 학계의 부정적 의견을 실은 바 있다.

네이처는 “연구자들이 재료의 불순물, 특히 황화구리가 초전도체에서 나타나는 특성과 비슷한 전기 저항의 급격한 감소, 자석 위에서 부분적 부상의 원인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LK-99가 초전도체의 특성과 유사한 현상을 나타냈을 뿐이라는 얘기다.

한국거래소에서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뒤에도 강세를 이어간 덕성과 파워로직스는 이날 하루 거래가 정지되면서 주가 급락을 면했다. 덕성과 파워로직스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은 이날 주식 커뮤니티에서 “거래정지 덕에 하한가를 피했다”며 안도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 “내일(18일)이 두렵다. 증시가 개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려했다.

덕성은 한때 초전도 현상을 활용해 반도체 웨이퍼 제조 장비를 생산했지만 지금은 그 사업을 중단했다.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구에 지난 16일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지만, 당일 주가를 29.93%나 올려 상한가를 찍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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