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 전북가야 '당산리 봉화 유적' 학술대회 열어

호남취재본부 김건완 2023. 8. 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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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유적 등 '도지정문화재' 연내 지정신청
고대 문화 유적…'점이지대' 학술 가치 높아

전북 무주군은 당산리 봉화 유적 보존·활용 방안을 찾는 학술대회를 열고, 도지정문화재 지정신청 행보에 나섰다.

18일 군에 따르면 17일 군민의 집 대강당에서 문화재 지정을 위한 '무주 당산리 봉화 유적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무주군이 주최하고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했다. 2021년 확인된 당산리 봉화 유적에 진행해 온 학술조사 성과를 토대로 유적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찾고, 도지정문화재 지정신청을 위해 마련됐다.

17일 문화재 지정을 위한 '무주당산리 문화유적 학술대회'.[사진 제공=무주군]

유호연 부군수와 김미란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 원장을 비롯한 이해양 무주군의회 의장과 윤정훈 도의원,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주민 등 1백여 명이 자리했다.

이날 유 부군수는 "지난 3년 동안 진행한 조사·성과를 바탕으로 당산리 봉화 유적의 여러 가치를 연구·정립하는 토대인 만큼 유적이 지닌 무한가치가 제대로 조명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학술대회 좌장은 이재운 전주대 명예교수가 맡아 이끌었고, 종합토론 시간에는 전체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박영민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주 당산리 봉화 유적의 조사 성과'를, 조명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초빙교수가 '전북 동부지역 봉화 조사현황' 주제를 발표했다.

이어 김주홍 한국토지주택공사 박사가 '한국 고·중세의 봉화 검토', 서정석 공주대 교수가 '무주 당산리 봉화 유적의 정비복원과 활용방안'을 발표했다.

개별주제로 박현수 전주대박물관 학예연구실장과 강원종 서경문화재연구원 연구위원, 홍성우 경상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부장, 고용규 목포대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군은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당산리 봉화 유적의 학술 가치를 정립해 연내에 도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백두대간 봉화산 봉수대.[사진 제공=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무주 고대문화 봉화·제철 유적…'점이지대' 학술 가치↑

군은 지난 5년 동안 전북지역 가야사 발굴·정비 사업에 '무주 대차리 고분'과 '노고산 봉화 유적', '당산리 봉화 유적', '무주 삼공리 제철 유적' 등 고대 문화권에 관한 학술조사를 진행해왔다.

2021년 군산대 곽장근 교수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된 무주 당산리 봉화 유적의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과 함께 학술조사를 진행 중이다.

봉화(수)는 근대 이전 연기와 횃불로 전쟁 등 급박한 변방 소식을 중앙에 알리는 통신 제도다.

전북동부지역 봉수 분포도.[사진 제공=군산대가야문화연구소]

발굴 중인 봉화는 전북 가야의 영역과 일치한다. 가야문화를 꽃피웠던 전북 가야는 전북 동부지역에 70여 곳의 봉화로 상징된 봉화 왕국으로 알려졌다.

가야계 왕국 반파(伴跛(叛波))가 운봉고원의 기문국(己汶國)을 두고 513~515년 3년 동안 전쟁을 치르며 봉화를 운영했다.

전북 동부지역은 옛 우리나라에서 산성과 봉화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가야와 백제, 신라의 유적과 유물이 공존한 점이지대다.

당산리 봉화 유적이 봉화 시설 3기와 주변을 두른 방호 석축, 집수시설 등을 갖춘 관방 유적임을 밝혔다. 3차 시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학계 등에 따르면 무주 당산리 봉화 유적은 해발 429.6m 산봉 능선 정상부에 자리하고 있으며, 아직도 확인되지 않았던 점이 남아 있어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1, 2호 봉화의 기초부에서 삼국시대 토기편이 출토되어 축조 시기를 가늠할 자료를 확보했다.

출토된 유물은 삼국~후백제 시기 토기 편들로, 최근 활발히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전북 동부 산간 지역 봉화 유적들과 동일 양상이 확인됐다.

연구 관계자들은 "3호 봉화도 정밀 발굴 조사해 정확한 유적의 성격과 구조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임정희 군 문화재팀장은 "향후 발굴조사와 더불어 문헌 검토, 주변 유적과의 연관성 등이 잘 검토가 돼서 당산리 봉화 유적을 중심으로 한 역사 문화권 형성과 보존, 정비 기반이 마련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무주 대적골 전북가야 제철유적 제련터.[사진 제공=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

한편 전북 동부지역은 국내에서 제철 유적의 밀집도가 가장 높고, 철기문화의 역동성 있는 진수를 보여준 곳이다. 전북가야는 철의 왕국으로 평가된다.

전북 가야 영역에서 최초로 그 존재를 드러낸 철제초두(鐵製?斗)를 중심으로 대부분 철기 유물이 나온 '철기박물관' 그 자체다.

인류는 철기시대에 역사 발전을 이뤘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고대국가를 출현시켰고, 가야가 철의 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철의 문화다.

무주가 고대문화의 점이지대이자 수많은 제철 유적 등 자원 생산지로서 중요성을 규명해왔으며, 무주 고대 문화사 재정립의 중요한 계기로 보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김건완 기자 yac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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