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NC 마틴의 '톱 포지션' 조정과 성적 향상

배중현 2023. 8. 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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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개막전 제이슨 마틴의 타격 자세와 8월 16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 타격 자세 모습. 마틴은 7월 초부터 톱 포지션의 위치를 조정했다. SBS스포츠, MBC스포츠플러스 방송 캡처


개막 후 6월까지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28·NC 다이노스)의 톱 포지션(배트를 잡은 두 손의 위치)은 배꼽과 가슴 사이였다.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뛴 지난 시즌 타격 폼 그대로였다. 하지만 7월 초 그의 톱 포지션이 가슴 위쪽으로 바뀌었다. 16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선 손의 위치가 귀 높이까지 올라간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마틴은 미국에서의 타격 폼이 KBO리그에선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팀 동료 천재환과 타격 영상을 돌려보면서 내린 결론이었다. 고심 끝에 톱 포지션을 위로 올려 테이크 백(타격하기 전에 배트를 뒤로 빼면서 힘을 모으는 동작) 시간을 줄였다. 총으로 비유하면 장전하는 시간을 줄여 바로 격발하는 셈이다. 타격 동작에서 군더더기를 없앴다.

톱 포지션에 따라 자칫 스윙 궤적이 달라질 수 있다. 스프링캠프가 아닌 시즌 중 변화를 준다는 게 쉽지 않지만, 과감하게 바꿨다. 마틴은 "미국에선 투수들의 피칭 타이밍이 대부분 일정하다. 손의 위치(톱 포지션)가 아래 있어도 타격 템포를 어느 정도 정돈하면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KBO리그는 투수들의 구종이 다양하고 피칭 타이밍도 다르다. 키킹 동작에서 정지 상태가 유지되는 투수도 있다. 손을 미리 올려 타격 시간을 줄이고 (줄인 시간으로) 투구 모션을 읽는 데 집중하려고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8월 16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테이크 백 동작에 들어간 제이슨 마틴. 마틴은 시즌 초와 비교하면 톱 포지션의 위치가 가슴 위쪽으로 바뀌었다. NC 다이노스 제공


체격(키 1m75㎝·몸무게 83㎏)이 크지 않은 마틴은 레그 킥(Leg-kick)을 활용한다. 파워 포지션에서 오른 다리를 올려 힘을 모은다. 타격 시 자세 이동이 거의 없는 토 탭(Toe-tap)보다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다. 하지만 축이 되는 다리가 흔들리면 타격의 정확도가 자칫 떨어질 수 있다.

송지만 NC 타격 코치는 "마틴의 손 위치가 올라간 건 결국 안정성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타격 폼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레그 킥으로 타격하는 선수인데 타격 시 팔이 올라가는 동작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팔이 (미리) 올라감에 따라 레그 킥할 때 흔들린 부분이 최소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마틴의 톱 포지션이 바뀐 건 지난달 6일 서울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전후다. 효과는 만점에 가깝다. 개막 후 7월 5일까지 그의 49경기 타율이 0.267(180타수 48안타)였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32홈런을 때려낸 '거포 유형'으로 기대가 컸으나, 장타율이 0.417로 높지 않았다. 

톱 포지션에 변화를 준 뒤 지난 16일까지 26경기 마틴의 타율은 0.337(101타수 34안타), 이 기간 장타율은 0.584로 6할에 이른다. 그는 "손의 위치가 밑에 있을 때는 신경 쓰는 요소가 있었는데 이걸 제거하고 아예 위에서부터 시작(준비)하니까 투수 모션을 읽는 데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245홈런을 기록한 거포 미키 테틀턴은 배꼽 위치의 톱 포지션에서 어마어마한 파워를 만들어 냈다. '괴짜 타자' 크레이그 카운셀의 톱 포지션은 머리 위였다. 관건은 변화와 적응이다. KBO리그 팬들에게 사랑받으면서 오래 뛰고 싶다는 마틴은 "2021년 톱 포지션은 높았고 2022년은 낮았다. 타격 폼을 시즌 중간에 바꾼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스포츠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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