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유럽선수권 '환상적 개막'... 한국, 아시아선수권 출격
[박진철 기자]
▲ 2023 여자배구 유럽선수권 개막전 이탈리아-루마니아 경기 장면... 베로나 아레나 (2023.8.16) |
ⓒ 유럽배구연맹 |
2023 여자배구 유럽선수권 대회가 한국 시간으로 지난 16일 새벽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Verona Arena)'에서 개막했다.
특히 이날 경기 장소가 전 세계 배구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탈리아 베로나에 있는 '베로나 아레나'는 고대 로마 시대에 건축된 유명한 콜로세움(원형 경기장)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대규모 오페라 공연, 콘서트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로 그곳에서 이번 여자배구 유럽선수권 대회 개막전인 이탈리아-루마니아 경기가 열린 것이다. 물론 이곳에선 개막전 1경기만 치른다. 다른 경기들은 실내 배구 경기장에서 열린다.
베로나 아레나에서 스포츠 경기가 열린 것은 1988년 5월,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이 곳에서 미국과 소련 남자배구 대표팀의 친선 경기가 치러진 이후 35년 만이다. 한편, 베로나 아레나는 2026년 이탈리아 동계 올림픽에서도 폐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16일 베로나 아레나의 배구 경기 장면과 야경은 마치 대규모 콘서트나 유럽 축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경기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경기를 뛴 선수들, 직관한 9000여 명의 관중, 국내에서 인터넷으로 시청한 배구팬들까지 환상적인 광경에 큰 감동을 받았다.
경기 직후 이탈리아 대표팀의 실라(28·184cm)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미쳤다. 이번 경기는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로마 시대 콜로세움' 베로나 아레나.. 여자배구 유럽선수권 '경기 직전' 모습 (2023.8.16) |
ⓒ 유럽배구연맹 |
이날 개막전 경기는 홈팀 이탈리아가 루마니아를 세트 스코어 3-0(25-19, 25-19, 25-15)으로 완파했다.
이탈리아는 주 공격수인 에고누(25·193cm)가 사실상 출전하지 않았지만, 주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루마니아를 압도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한국 배구팬들에게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지난 시즌 한국 V리그에서 KGC인삼공사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24·192cm)가 루마니아 대표팀의 주전 아포짓으로 출전했기 때문이다. 엘리자벳(등번호 7번)은 7득점을 올렸다.
엘리자벳은 현재 헝가리와 루마니아 이중 국적을 갖고 있지만, 대표팀은 루마니아를 선택했다. 때문에 올해부터 루마니아 대표팀 선수로 활약한다.
엘리자벳은 최근 2시즌 동안 V리그에서 맹활약한 바 있다. 2021-2022시즌은 페퍼저축은행, 2022-2023시즌은 KGC인삼공사 외국인 선수로 뛰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V리그 여자부 득점 부문 전체 1위를 기록하며, 베스트 아포짓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은 폴란드 리그 전통 강호인 헤미크 폴리체(Chemik Police) 팀에서 뛴다.
▲ '루마니아 대표팀' 엘리자벳(7번·전 KGC인삼공사), 2023 유럽선수권 개막전 경기 |
ⓒ 유럽배구연맹 |
여자배구 유럽선수권 대회를 시작으로 남녀 배구의 각 대륙별 선수권 대회가 줄줄이 이어진다.
이번 여자배구 유럽선수권 대회는 8월 16일부터 9월 4일까지(아래 한국시간)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 에스토니아 4개국에서 공동 개최했다. 남자배구 유럽선수권 대회는 8월 29일부터 9월 17일까지 이탈리아, 불가리아, 북마케도니아, 이스라엘 4개국에서 열린다.
또한 남녀 배구의 북중미 선수권, 남미 선수권, 아프리카 선수권, 아시아 선수권 대회도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모두 열린다.
한국 남녀 배구 대표팀이 출전하는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이번 주말부터 시작된다. 남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가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이란 우르미아(Urmia)에서 열린다. 한국은 20일 새벽 0시 45분에 방글라데시와 F조 조별 리그 첫 경기를 갖는다.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태국 나콘랏차시마(Nakhon Ratchasima)에서 열린다. 한국은 30일 오후 5시에 베트남과 C조 조별 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특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과 배구팬 입장에선 각 대륙별 선수권 대회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오는 9월 16일부터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에서 한국과 같은 C조에서 맞붙게 될 이탈리아, 폴란드, 독일, 슬로베니아, 미국, 콜롬비아, 태국 팀의 경기력과 전력을 모두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배구, 아시아선수권 특명 '세계랭킹 사수하라'
또한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는 한국 남녀 대표팀 모두 세계랭킹 점수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시아선수권 대회와 파리 올림픽 예선전은 세계랭킹 점수 계산 시 가중치가 35점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현행 세계랭킹 점수 방식도 매 경기 직후 바로 반영되고, 순위가 변경된다. 그리고 승리했을 때는 상대 팀의 세계랭킹 순위가 본인 팀보다 높을수록 점수를 더 많이 획득한다. 반대로 패했을 때는 상대 팀의 세계랭킹 순위가 본인 팀보다 낮을수록 점수가 더 많이 깎인다.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팀들에게 패할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그에 따라 대부분의 국가가 대륙별 선수권에도 대표팀 1군 정예 멤버가 출전한다.
모든 국가에게 세계랭킹 점수와 순위 상승이 중요한 이유는 파리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가장 절대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 본선 출전 12개국은 개최국인 프랑스 1개국, 9월에 열리는 올림픽 예선전에서 6개국이 확정된다. 나머지 5개국은 본선 티켓을 획득한 6개국을 제외하고, 2024년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예선 라운드 종료 직후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상위 5개국에게 주어진다.
한편, 이번 남녀 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의 국내 TV 중계는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에서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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