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좀 열어주세요" 위협 취객에 쫓기던 여성 살린 창원 버스기사

허미담 2023. 8. 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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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의 한 버스 기사가 취객에게 쫓기던 한 여성을 구해준 사연이 알려지면서 찬사를 받고 있다.

이 씨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해 이렇게 글을 남겼다"며 "두 택시 기사님을 원망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 문을 열어준 곳이 버스 기사님뿐이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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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려 했으나 거절…버스 때문에 안도"

경남 창원의 한 버스 기사가 취객에게 쫓기던 한 여성을 구해준 사연이 알려지면서 찬사를 받고 있다.

17일 창원시에 따르면 시청 홈페이지 '칭찬 이어가기' 게시판에는 지난 15일 '창원 3006번 버스 기사님 위급 상황에서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이모씨는 "창원 3006번 버스 기사님이 위급 상황에서 구해주셔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글을 올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창원 3006번 버스기사. [이미지출처=KNN 보도화면]

게시글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 30분께 집 앞을 산책하러 나갔다. 그러던 중 한 남성이 이 씨의 뒤를 따라오기 시작하며 위협적으로 달려들었다.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처음에는 길을 물으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나를 보고 삿대질하며 위협적으로 달려들었다"며 "도망가려고 하는데 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불이라 건널 수 없었고, 길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큰 대로변이라 지나가는 차들만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던 중 이 씨는 대로변에서 손님 하차를 위해 정차한 택시를 발견해 곧바로 탑승하려 했다. 그러나 술에 취한 남성이 계속 쫓아왔고, 택시의 뒷좌석 문 또한 열리지 않았다. 이 씨는 "(택시) 안에 아이를 안은 여자 손님이 있었는데, 이상하다는걸 알았는지 내리지 않았다"며 "난 열어달라고 (문을) 계속 두드렸다"고 했다.

이 씨는 다른 택시를 발견해 타려 했으나, 이번에도 승차를 거부당했다. 그는 "다른 횡단보도까지 뛰어갔고, 등이 꺼져있는 택시를 보고 '모르는 아저씨가 쫓아온다. 열어달라'고 했는데, 안 열어주고 손을 젓더니 그냥 갔다"고 했다. 이어 "이땐 쫓아오던 남성과 약간 거리가 있어서 기사님이 위험 상황인지 몰랐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남성이 이씨를 뒤따라오고 있다. [이미지출처=KNN 보도화면]

이후 이 씨는 신호대기 중인 버스를 발견하고 사정을 말해 다행히 버스에 탈 수 있었다. 이 씨는 "쫓아오던 남성이 버스 문 앞에 왔는데, 기사님이 문을 안 열어주셨다"며 "기사님께서 다음 정거장에 내려주셔서 무사히 집으로 왔다. 당연히 차비를 낼 생각을 못 했고 내리면서 버스 번호를 확인하니 3006번이었다"고 했다.

해당 버스 블랙박스 영상에는 위급했던 당시 상황이 담겨있다. KNN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 씨는 정차한 버스를 보고 달려와 다급히 문을 두드리며 "모르는 사람인데 계속 쫓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 기사는 곧바로 문을 열어 이 씨를 태웠다. 그사이 남성은 도로를 서성이며 버스 쪽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이 씨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해 이렇게 글을 남겼다"며 "두 택시 기사님을 원망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 문을 열어준 곳이 버스 기사님뿐이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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