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김봉진 의장의 '난 자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IT 기술을 통해 음식과 배달을 혁신하는 것만큼이나 문화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배달 앱 회사가 왜 웹툰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문화'라고 답했는데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한 이유로는 '시장'을 들었다.
일각에선 문화에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 그가 물러난 후, 가뜩이나 배달 시장도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콘텐츠 사업을 포기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IT 기술을 통해 음식과 배달을 혁신하는 것만큼이나 문화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그러다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며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웹툰 플랫폼 ‘만화경’ 얘기다. 배달 앱 회사가 왜 웹툰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문화’라고 답했는데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한 이유로는 ‘시장’을 들었다. 문화라고 해서 자선사업이 아닌 마당에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두 설명 사이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우아한형제들은 만화경 서비스를 2024년 5월까지만 유지하기로 했다. 2019년 8월 처음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4년 동안 독립된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대 포털 기업 서비스 중심의 국내 웹툰 시장에서 만화경은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했다. 성과도 있었다. 만화경 앱의 월간 사용자는 80만 명에 육박한다. 1년 전에는 20만 명이었는데 그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비스 초기 작품 12개로 시작했는데 약 4년 만에 계약 작가 180여명, 누적 작품 수 200여 개를 기록할 정도로 컸다.
하지만 배민은 이제 이 작가들에게 플랫폼 서비스 종료를 안내하고 계약 등을 정리 중이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형 웹툰 플랫폼을 중심으로 치우친 시장 구조는 다르지 않다. 지금 와서 새삼 시장이 서비스를 접는 이유일까. 만화경은 처음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도 아니었다. 굳이 달라진 게 있다면 이런 시도를 가능하게 했던 창업자 김봉진 의장의 부재다. 일각에선 문화에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 그가 물러난 후, 가뜩이나 배달 시장도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콘텐츠 사업을 포기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서비스 초기부터 한글 서체 개발·배포, 음식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F’ 발간, 인디 뮤지션 지원, 배민신춘문예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배달 앱이 그거 왜 해요?’라고 물으면 배민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담은 무언가를 전달한다는 의미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다양한 시도를 묶어 ‘배민다움’이라고도 했다. 이는 혼돈의 국내 배달 앱 시장에서 배민이 1위를 꿰찰 수 있는 경쟁력이 됐다. 일례로 배민은 창업 초기이던 지난 2012년 국내에서 ‘한나체’를 자체 개발하고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했다. 2019년 베트남에 진출할 때도 이러한 전략이 통할 것으로 보고 현지 진출과 함께 배민 다니엘체를 개발해 성과를 거뒀다. 큰 차이로 시장 1위를 달리는 배민이 설혹 비난받을 일이 있을지라도 여태 지지를 잃지 않는 힘은 이 ‘배민다움’에서 나왔다는 게 회사 내외부의 평가다.
웹툰 서비스 종료를 김 의장과 연결하는 것에 대해 배민은 그건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문화 콘텐츠 관련해서는 최근에 음원도 내놓고 서체도 꾸준히 발표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을 계속해서 할 예정이라고 한다. 배민다움은 김 의장 개인이 쌓아 올린 게 아닌, 지금까지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이 함께 공들여 구축한 무형의 자산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앞으로 할 선택들이 김 의장의 ‘난 자리’로 여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이제 현 경영진의 몫이 됐다.
김철현 바이오중기벤처부 차장 kc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