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지사 “석탄화력 폐지지역 특별법 반드시 관철”
국회 입법토론회서 전문가들 맞춤형 지원정책 등 조언 봇물
김태흠 충남지사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김 지사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장동혁(국민의힘, 보령·서천)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충남을 비롯 5개 시도와 국회미래연구원이 주관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입법토론회’에 참석해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회에서 꼭 해야할 일을 해 달라”며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제10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2036년까지 전국 화력발전소 28기를 순차적으로 폐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나, 폐지에 따른 구체적 이행방안과 지원책에 대한 로드맵은 아직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충남은 전국의 화력발전소 절반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수십년 동안 송전탑, 미세먼지 등 특별한 희생을 강요받아 왔다”며 “폐지지역의 지역경제 위축을 막고, 지역발전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관철시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특별법을 통해 폐지지역에 60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폐광 석탄 합리화 조치에 의해 강원랜드 등 2조 3000억 원을 지원한 사례가 있다”며 “10조원대 기금조성을 통한 대체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자 최소한의 조치”라고 재차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냈다.
김 지사는 “정의로운 전환기금 등과 관련 기재부 협의와 정부예산 확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고, 전력산업정책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데, 안일하게 접근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앞으로 주관부처로서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힘의힘 원내지도부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김성원 산자위 간사는 “에너공급을 위해 희생한 지역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뜻을, 성일종 의원은 “석탄화력 폐지지역이 황폐화 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류호정 의원은 “내 삶의 위기 해결을 위해 남의 삶을 위기로 내모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며 “정의로운 전환은 정의당의 큰 관심사항”이라고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이어진 주제발표와 토론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는 탈석탄과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공론화, 사회적 협의기구 설치, 일부 지원정책 재설계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 탈석탄 동향, 해외 탈석탄 입법 및 정의로운 전환사례, 국내 탈석탄 정책 현황과 문제점, 탈석탄 관련 법안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탈석탄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과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갈등과 비용 최소화를 위해서는 발의된 특별법안을 시작으로 정의로운 전환 정책의 원칙과 방향성을 수립하기 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의 탈석탄위원회와 같은 사회적 협의 기구를 설치해 정책 수립 과정에 이해 관계자 참여를 보장하고 사회적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탄소중립기본법, 전기사업법 등 관련 법제도 체계 또한 정비해 탈석탄 정책 이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남철 숙명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는 김종천 법제연구원 규제법제연구센터장, 김진수 한양대 교수, 김인수 매일경제 논설위원, 남태섭 전력연맹 사무처장, 문양택 산업부 전력산업정책과장, 양용현 한국개발연구원 규제연구실장이 참여해 의견을 제시했다.
김종천 센터장은 “특별법은 폐지지역에 대한 지역경제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됐다는 점에서 특별법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폐지지역에 대한 간접적인 정책수단 보다는 확실하게 중요한 국가 정책수단을 입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제부흥 정책과 고용안정,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재설계해 입법화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교수는 “일반적인 산업 순환 과정에서의 쇠퇴가 아니라 탈탄소를 위한 정책적인 전환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핵심은 ‘수용성’인데, 이를 높이기 위한 지원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한 재원 조달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또 “석탄화력발전이 탈석탄의 핵심이기는 하나 모든 부문을 포괄하는 것은 아니다”며 “특별법을 계기로 탈석탄 정책 이행 기반 마련을 위한 전반적인 법제도 체계 정비와 지역 및 산업 전반의 영향을 점검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토론에 앞서 보령시 등 화력발전소가 소재한 8개 시군(보령시·태안군·당진시·옹진군·동해시·삼척시·고성군·하동군)으로 구성된 ‘화력발전소 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는 산자위에 ‘석탄화력 폐쇄 등 에너지 전환에 따른 화력발전소 소재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 내용이 담긴 공동건의문과 함께 지역민의 염원을 전달했다.
도는 토론회를 계기로 5개 시도 및 국회와 공조 체제를 구축해 특별법 제정 논리 보강과 대국민 여론 확산 작업 등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김태흠 지사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김성원·장동혁·한무경·양금희·성일종·최형두·배현진·이인선·류호정 국회의원, 김동일 보령시장, 5개 시도 관계자,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법 제정 촉구 공동건의문 전달 △주제발표 △패널토론 등 순으로 진행됐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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