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즐거운 행사" 문자 돌렸다…野, 오송 애도기간에 단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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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함께하는 즐거운 행사”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일부 지역위원회가 ‘오송 참사’ 애도 기간에 단합대회 성격의 행사를 준비 중이어서 논란이다.
17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상당구 지역위원회는 충주·제천·단양 지역위원회 당원을 모아 18일부터 1박 2일간 ‘2024 총선 승리를 위한 전진대회’를 연다. 행사 장소는 4개 지역 당원이 모이기 편한 증평군 율리휴양촌으로 정했다. 이곳은 증평군이 운영하는 숙박 시설이다.
행사에는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인 임호선 의원을 비롯해 현직 시도 의원, 권리당원 등을 포함해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가비는 당일 참석자 2만원, 숙박자는 3만원으로 정했다. 상당구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현직 국회의원이 없는 원외 지역위원회가 모여, 총선을 앞두고 단합을 다지는 의미에서 준비했다”며 “수해 지역 자원봉사로 지쳐있는 당원을 위로하기 위해 음악회와 공연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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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기간인데 친목 도모 하냐” 비판 목소리
상당구 지역위원회는 행사에 앞서 지난 2일 권리당원에게 문자를 보내 참석을 독려했다. 이튿날엔 페이스북에 공지도 띄웠다. 지난 16일 이강일 상당구 지역위원장 명의로 전송한 문자에서 “강의와 토론, 음식과 공연, 놀이가 함께하는 즐거운 행사에 참석해 주십시오”라고 썼다. 민선 3기 서울시의원을 지낸 이 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인물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경선후원회 사무국장, 이재명 대통령 후보 청주 상당구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행사에 축하 동영상을 보냈다고 한다. 행사 일정표에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 특강이 예정돼있다. 시국 좌담 토론자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민병덕 원내비서실장, 이강일·박지우·이경용 지역위원장 등 3명이 나선다. 특강 중간에는 성악 공연과 지역 예술단체 공연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행사를 놓고 지역 정가에선 시기상 부적절한 행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충북도에 따르면 오송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시민분향소는 다음 달 1일까지 운영한다. 당초 2일까지만 운영하기로 한 분향소는 민주당 측에서 강하게 요청,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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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분향소 연장” 요청해 놓고, 총선 준비 행사
한 주민은 “아직 시민분향소가 운영되는 등 희생자 애도 기간임에도 단합대회 성격이 짙은 행사를 여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특강 등으로 구색을 갖췄지만, 사실상 총선을 겨냥한 당원 친목 도모 행사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상당구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합동분향소가 시민분향소로 전환하는 2일께 일정이 정해져서, 애도 기간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행사 전엔 오송 참사 희생자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3월 제천 산불 당시 술자리에 참석해 물의를 빚은 김영환 충북지사를 향해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달 15일 발생한 청주 오송궁평2 지하차도 참사를 놓고, 국민의힘 소속 김 지사 등 단체장 책임론을 강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일 민주당 충북도당 청년위원회가 김 지사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일부 인사는 중대시민재해 조항 적용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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