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 받을 것"…오늘도 서면조사 갈음? '묵묵부답'
"없는 죄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폭력, 정치검찰의 공작수사 아니면 무엇이냐"
"저에게 공직은 지위나 명예 아닌 책임과 소명…주권자 위해 사용했고 단 한 푼 사익 취한 적 없어"
지검 앞 고성·욕설 '맞불집회', 경찰 제지…'이재명' 연호 한편에 "이재명 구속되는 것 보러 왔다" 반박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최종 결정권자로 지목돼 17일 검찰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며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는 심경을 밝혔지만 오늘 조사도 서면으로 갈음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하며 "벌써 네 번째 소환이다. 저를 희생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대표는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폭력, 정치검찰의 공작수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라며 "저를 향한 무자비한 탄압은 이미 예정됐던 것이라 놀랄 일도 아니지만, 제 부족함 때문에 죄 없는 국민이 겪는 절망과 고통이 참으로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십 수백명이 대책 없이 죽어 나가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불안한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 통치로 두려움이 만연한 나라가 됐다"며 "자유의 이름으로 각자도생이 강요되는 벼랑 끝 사회에서 국민들은 절망적인 하루하루를 힘겹게 견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뉴스를 안 보는 것이 일상을 버티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체념,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한탄소리에 차마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이 모든 일이 제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무겁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저는 확신한다. 역사는 더디지만 전진했고 강물은 굽이쳐도 바다로 간다"며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화무도 십일홍이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진실은 드러나고 국민이 승리한 것이 역사다. 왕정 시대 왕들조차 백성을 두려워했고 백성의 힘으로 왕정을 뒤집었던 것처럼, 국민을 무시하고 억압한 권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집단지성체로 진화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무혈촛불혁명을 성취한 우리 국민"이라며 "당장은 폭력과 억압에 굴복하고 두려움에 떨지 몰라도 강물을 바다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처럼 반드시 떨쳐 일어나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윤석열 정권은 기억하라.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며 "정권의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도 반드시 심판받고 댓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치는 권력자의 욕망 수단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한 헌신이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더 나은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는 권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권한을 원했다. 저에게 공직은 지위나 명예가 아니라 책임과 소명이었다"며 "위임받은 권한은 오직 주권자를 위해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티끌만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년에 걸친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을 것"이라며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의 소명이라 믿는다. 어떤 고난에도 굽힘 없이 소명을 다하겠다.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개가 걷히면 실상은 드러난다. 가리고 또 가려도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며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꼼수는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당당히 맞서겠다. 국민이 힘써 만든 선진강국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게 하겠다"며 "우리 속에 널리 퍼진 두려움과 무력감을 투쟁의 용기로 바꿀수 있다면, 공포통치 종식과 민주정치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고 전했다.
그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역사와 민주주의가 전진했던 것처럼 쓰러진 저를 디딤돌 삼아 더 많은 이들이 어깨 걸고 전진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국민과 국가에 대한 기여 아니겠느냐"라며 "검사독재정권은 저를 죽이는 것이 필생의 과제겠지만 저의 사명은 오직 민생이다. 이재명은 죽여도 민생은 살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이재명을 소환해도 정권의 무능과 실정은 가릴 수 없다"며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권의 국가폭력에 맞서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 하겠다. 소명을 다하는 날까지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서기 전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오늘 조사도 서면으로 갈음하시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앞에는 이 대표 지지자와 보수성향 시민들, 유튜버 등 수십 명이 모여들어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 대표가 입장문을 읽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이재명"을 연호하며 응원을 보냈고 보수성향 시민들은 "이재명 구속"을 외치며 맞섰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오가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보수성향 시민은 "이재명을 구속해야 한다"며 "이재명이 구속되는 걸 보러 나왔다. 구속될 때까지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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