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 앞두고…美 "북·러 무기거래 기업들 제재"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와 관련된 3개 회사를 제재했다.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본사를 둔 베루스, 슬로바키아 기업 베르소, 카자흐스탄 기업 디펜스 엔지니어링 등 3개 무역회사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들 기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를 지원했다"며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려는 행위를 색출할 것"이라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차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전쟁을 돕기 위한 북한의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뿌리 뽑는 작업을 이어가겠다"며 "미국은 동맹과 함께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기 위한 무기 거래를 색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제재 대상인 3개 기업 모두 한 사람이 소유하거나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슬로바키아 국적 무기상인 아쇼트 므크르티체프로 지난 3월 북·러 간 무기 거래를 중재한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앞서 지난 8일 영국 정부도 북·러 무기 거래를 중재한 혐의로 므크르티체프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20종이 넘는 무기와 군수품을 러시아에 제공했다. 그 대가로 북한이 러시아에서 항공기와 원자재 등을 받는 거래를 논의하기 위해 므크르티체프가 북한 관리와 접촉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러시아 고위 관리와 협상해 북·러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제재에 따라 3개사의 미국 내 자산은 모두 동결되고 미국의 개인·기관과 거래 역시 모두 통제된다.
EU "북·러 무기거래, 안보리 결의 위반"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러는 군사적으로 밀착하고 있다. 북한의 '전승절'이라 부르는 올해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미국 정치 매체 더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불법 핵무기 프로그램 보유국인 북한은 둘 다 (국제사회로부터) 따돌림당하는 처지에서 양국 관계를 심화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 같은 양국 움직임에 줄곧 우려를 표명해왔다.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이 러시아 용병 그룹 바그너그룹에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와 탄약을 판매했다고 밝힌 뒤, 북한이 이를 부인하자 지난 1월 관련 위성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인 무기 거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1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은 북·러가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 축전을 주고받고 양국간 전략적 관계 발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1718호·1874호·2270호)는 북한의 군사 장비 수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과의 모든 무기 거래는 제재 대상이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갖고 있어 미국 등 각국이 독자 제재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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