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국민·대구은행장 "죄송하다"...금감원 '은행장 직접 내부통제 점검' 지시

직원 비리행위 터지자 고개숙인 은행장들
17개 은행장과 '내부통제·가계부채' 간담회
은행장 주관 종합점검·은행장 확인서명 제출 요구
금융사고 벌어지면 임직원 엄중조치

BNK경남은행에서 560억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BNK경남은행 지점 모습.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예경탁 경남은행장이 이달 초 터진 직원의 562억 횡령사고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 고객님들의 신뢰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예 행장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감독원 주재로 열린 '내부통제 강화 등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고객님들의 신뢰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의 은행 내부 통제 혁신 방안들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여러 재발 방지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은행에서는 562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2007년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5년간 부동산 PF 대출 업무를 담당한 한 직원이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일부 직원들이 상장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사태에 대해 "앞으로 관련 조사가 지금 진행 중이니까 적극 협조해서 명확하게 진실 규명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 행장은 직원들의 조직적인 비위행위라는 지적에 대해 "확실치가 않아서 몇명이 연루됐는지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증권대행 부서 소속 직원들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1개 상장사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무상증자 규모 및 일정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한 다음 본인과 가족 명의로 해당 종목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챙겼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직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몰래 증권사 계좌 1000여개 불법 개설한 것에 관해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하다"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저희들이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서 앞으로 이런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건으로 시중은행 전환에 차질이 있을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은 조사 중이라 자세하게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달 들어 은행권에서 대형 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금융감독원 "은행장들이 직접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라"며 은행장 책임 강화에 나섰다. 17일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 부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17개 은행장과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 부원장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이 전사적으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를 은행장 주관으로 직접 종합점검 해달라"며 "내부통제 시스템이 영업 현장 구석구석에 작동되려면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국내 주요 은행장들은 이달 말까지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상황과 최근 사고 관련 유사사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을 점검해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